미국 前 대북협상대표들 “바이든 취임 전 北 도발 가능성 ↓”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10일 05시 57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다음달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북한이 도발하기 보다는 차기 행정부의 행보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직 미국 대북협상대표들이 내다봤다.

9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단체인 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Atomic Scientists)가 이날 ‘한반도, 차기 행정부 그리고 전직 협상대표 4인의 조언’을 주제로 연 화상회의에서 전직 미국 대북협상대표들은 이같이 밝혔다.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이날 회의에서 현 시점에서 차기 미국 대통령 취임식 전 북한이 먼저 자극되지 않는 한 차기 행정부를 겨냥한 도발을 감행만할 큰 인센티브, 즉 유인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차기 행정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켜볼 것이라 생각된다”며 “북한은 의심의 여지없이 무기체계 시험에 대한 일부 열망이 있지만 우리(미국)를 시험하려고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글린 데이비스 전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도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감행하진 않겠지만, 자신들이 잊혀지는 것을 원치 않는 본성에 미루어 언사(rhetorical), 혹은 미국 분위기 탐색, 한미·미일 간 균열 조장 등의 수준으로 무언가를 보여줄 것으로 내다봤다.

1994년 제네바 합의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 역시 북한이 도발을 한다면 미국과의 관여 시기만 늦추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또 미북관계는 한번에 큰 진전을 내긴 어렵기 때문에 궁극적 목표를 향한 점진적 조치로 나아가야 한다며, 북핵문제가 실패했다고 섣불리 인정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한 차기 행정부는 대북정책을 검토하면서 특히 미북관계 ‘정상화(normalization)’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미국은 무엇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 북한 인권문제를 다루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장기적으로 동맹관계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 등을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힐 전 차관보 역시 현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괄타결식 접근법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며, 북한과의 궁극적 목표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바탕으로 단계적 해법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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