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상자를 도난당한 엠마 인스타그램 동영상 캡처
어린 아들에게 남의 집 크리스마스 선물을 훔치게 한 엄마가 있다면 믿겠는가?
9일(현지시간) 메트로, 더선 등 외신은 영국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엠마 프라이어(32)가 최근에 겪은 황당한 일을 보도했다.
엠마는 지난 11월 쇼핑을 마치고 돌아오니 문 앞에 장식용으로 놔뒀던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들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집을 나선 지 불과 두 시간 만의 일이었다.
남편과 함께 곧장 CCTV를 확인한 엠마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유모차를 밀며 걸어가던 한 여성이 갑자기 엠마의 집 앞에 멈춰서더니 옆에 있던 아이에게 선물 상자를 가져오라 지시한 것이다.
아이는 잠시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곧 성큼성큼 다가가 양손에 상자를 움켜쥔다. 그리고는 재빨리 엄마에게 달려간다. 몇 분 후 모자(母子)는 훔친 곳을 다시 유유히 지나쳐가기도 했다.
엠마는 아이 엄마의 행동을 ‘역겹다’고 표현했다. 그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를 언급하며 “그런 행위는 어린이들에게 도둑질을 시키는 ‘페이긴(Fagin·소설 속 나쁜 노인)’에게 아이를 맡기는 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그는 선물을 훔친 아이에게는 유감을 표했다. “옳고 그름을 배워야 할 나이다. 과정은 분명 잘못됐지만 아이가 작은 선물을 갖게 됐다는 사실은 위안이 된다”며 아이를 축복한다고 말했다.
엠마는 크리스마스를 이웃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9년 동안 집 앞에 트리와 선물 상자를 예쁘게 장식해왔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또 도난당할까 두려워 장식물을 설치하지 못하게 됐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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