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화이자 백신 승인 서두르지 않겠다”…英·美와는 반대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12일 01시 37분


총리 "국민들이 확실히 신뢰할 수 있어야...100% 확신 때 승인"
호주, 다음달 승인 후 3월 보급 전망
백신 접종 통한 전염 예방 여부에도 신중

호주 정부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승인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승인과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영국, 미국 등과는 상반된 입장이다.

AP, 9뉴스 등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11일(현지시간) 내각 회의 직후 미국과 영국이 했다고 해서 호주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따라 승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백신 승인 문제는 호주 관계자들이 호주의 일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백신에 대해 100% 확신이 들 때 허가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규제당국이 내년 1월 말까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주 내 백신 보급은 3월 진행될 전망이다.

모리슨 총리는 호주인들이 백신을 확실하게 신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영국은 지난 2일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승인하고 8일부터 일반 접종을 시작했다. 미국에서도 식품의약국(FDA)이 이 백신의 최종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영국과 미국은 코로나19 피해가 확연히 심각하다. 영국은 누적 확진자 약 180만명, 사망자 6만3000명으로 유럽 내 피해가 가장 크다. 미국은 누적 확진자 1600만명, 사망자 30만명으로 전 세계 최대 피해국이다.

이달 10일 기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승인한 나라는 영국, 바레인, 캐나다, 사우디 아라비아 등이다.

호주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호주 보건부 소속 브렌단 머피 교수는 9뉴스에 “백신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은 명확하게 안다”면서도 “무증상 전파나 이동시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 역시 효과적으로 예방하는지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머피 교수는 백신 접종자의 호주 입출국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금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백신이 감염 예방에 매우 뛰어나다는 증거를 확보할 때가 올 것”이라며 “그 때 자가격리 없는 여행 허용이 적절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주는 모범 방역국 중 하나로 꼽힌다. 누적 확진자는 2만8011명, 사망자는 908명이다. 코로나19 사태 초반 국경을 폐쇄하고 엄격한 봉쇄 조치를 시행했다.

8월 한때 일일 신규 확진자가 700여 명까지 늘었지만 누그러뜨리는 데 성공했다. 10월 말 이후로는 하루 확진자가 한자릿수나 10명 대에 머물고 있다.

[런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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