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복, 이젠 지긋지긋”…결국 당적 버린 공화당 의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5일 10시 56분


14일 선거인단 투표 이후에도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수 공화당원들에 실망해 당을 떠난다고 밝힌 폴 미첼 하원의원(오른쪽)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당은 후보를 보호하고 단순히 정권을 위해서 일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지긋지긋하다”고 밝혔다. CNN 방송화면
14일 선거인단 투표 이후에도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수 공화당원들에 실망해 당을 떠난다고 밝힌 폴 미첼 하원의원(오른쪽)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당은 후보를 보호하고 단순히 정권을 위해서 일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지긋지긋하다”고 밝혔다. CNN 방송화면
이번 의회 임기를 끝으로 은퇴하는 폴 미첼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미시간·64)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선거불복 시도에 넌더리가 난다며 “남은 기간 동안 공화당적을 버리고 무소속으로 임기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대선과 같은 지난달 3일 치러진 상하원 선거에서 뽑힌 의원들은 내년 1월 3일부터 새 의회 임기를 시작한다.

미첼 의원은 14일(현지 시간) CNN과 인터뷰를 갖고 “어느 후보나 재검을 요구할 수는 있다. 음모론에 근거하긴 했지만 어쨌든 그것을 근거로 절차를 거쳤다. 그런데도 공화당 지도부는 나서서 선거가 끝났다고 말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당과는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 절차는 오늘로 끝났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이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뽑은 사람이고 내 임기동안 이 행정부의 정책의 95~96%를 지지했다. 또 공화당의 열성당원이었다. 하지만 이 당은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민주주의, 헌법을 우선해야 한다. 지금처럼 후보를 보호하고 단순히 정권을 위해서 일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지긋지긋하다”며 선거인단 투표 패배에도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에 동조하는 공화당 지도부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했다.

미첼 의원은 이날 공화당 하원의장 및 공화당 전국위원회장에게 당적포기 의사를 밝히는 서신에서 “후보가 신성한 투표의 근간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우리의 선거 시스템을 제3세계 국가처럼 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공화당 지도부가 근거 없는 음모론과 항의 시위에 손놓고 앉아서 아무 말 하지 않고 있는다면 국가는 피해를 입는다”고 적었다.

미첼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해야한다고 주장한 소수의 공화당 의원 중 한 명이다. 지난주 공화당 의원 126명은 텍사스 주에서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 소송에 지지서명을 하는 등 여전히 대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미첼 의원은 사실에 기반해 대선 결과를 인정해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지난달 트위터에 “맙소사, 트럼프 대통령 제발 이 나라를 위해 근거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이런 주장들을 그만하시라”며 #멍청한짓을 관두라(stopthestupid)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승복의사가 없음을 재차 밝힌 뒤에도 그는 “이 서커스를 계속하는 것은 너무 피해가 크고 너무 비생산적이고 너무 나르시스트적이다. 우리나라는 어찌되는 것인가?”라는 트윗을 올렸다.

미첼 의원의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공개 지지한 뒤 아예 공화당을 탈당한 저스틴 아매쉬(미시간) 의원은 트위터에 “감사하다”며 그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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