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행지원책 ‘급히’ 중단…스가, 결국 여론 눈치 봤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15일 11시 21분


2차유행 때도 중단 안 해…'성공 경험'으로 '자신감'
그러나 지지율 추락에 13일 각료와 중단 물밑 조정
14일 전면 중단 결정…연말연시 앞두고 혼란 불가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여론 악화에 결국 여행지원책 중단을 전면 결정했다. 지지율 추락이 심각해지자 물밑 조정을 서둘러 지난 14일 중단했다.

15일 니혼게이자이 신문, 마이니치 신문과 요미우리 신문 등은 전날 스가 총리가 여행지원책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을 전면 중단하게 된 ‘타임라인’을 보도했다.

2차유행 때도 중단 안 해…‘성공 경험’으로 ‘자신감’
보도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전날 밤 총리 관저에서 코로나19 대책 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고 투 트래블’ 사업을 이달 28일부터 내달 11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히며 “전국에서 일단 중지해야 한다고 결단했다. 스스로 판단했다”며 자신의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연말연시는 집중적으로 (코로나19)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기다”라고 부연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관광 수요 환기를 위한 정부의 고 투 트래블 사업은 스가 총리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관방장관이던 지난 7월부터 직접 주도해온 정책이다.

코로나19 2차 유행이 정점이던 지난 8월에도 이 사업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했다. “성공 경험”을 가졌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9월에는 고 투 트래블 등 사업으로 ‘경제와 감염 방지 양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야심찬 슬로건을 내세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자민당원들의 지지를 받았다. 선거에서 승리해 총리 자리에 올랐다.

스가 총리는 지난 11월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급증하며 3차 유행이 현실화돼도 ‘경제 중시’ 자세를 고수했다.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정부의 코로나19 분과회가 지난 11월 20일과 25일, 12월 11일 세 차례에 걸쳐 고 투 트래블 중단을 제언했으나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꺾지 않았다.

고 투 트래블 전면 중단 사흘 전인 지난 11일에도 “아직 거기(전면 중단)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여론조사서 지지율 추락에 13일 서둘러 중단 결정 조정
스가 총리가 생각을 바꾼 배경에는 잇따른 내각 지지율 추락이 있다. 정권 운영 구심력이 하락할 가능성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마이니치 신문이 지난 12일 사회조사 연구센터와 함께 전국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40%였다. 직전 조사(11월 7일)에 비해 17% 포인트나 곤두박질쳤다.

스가 정권의 코로나19 대응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2%에 달했다. “평가한다”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그러자 스가 총리는 지난 13일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총리 관저에 관계 장관들을 모아 회의했다. 고 투 트래블 운영 궤도 수정을 물밑에서 조정했다.

이후 다음날인 14일 코로나19 대책 본부에서 고 투 트래블을 내달 11일까지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마이니치에 “(스가) 총리는 여론을 보고 있었을 것이다. 지지율 급락에 반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부 고위 관리도 요미우리에 “여기까지 감염이 확산됐으니 (고 투 트래블을) 재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갑작스러운 중단 결정…향후 재개 불투명
연말연시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고 투 트래블 사업의 전면 중단이 지난 14일 갑작스럽게 결정됐다.

여행 취소 수수료 문제, 사업자와 이용자의 혼란 등이 불가피 하게 됐다. 지지통신은 스가 총리가 ‘허둥지둥(泥?)’ 방침을 전환했다며 비판의 화살이 스가 내각으로 다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미 관광업계에서는 고 투 트래블 중단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홋카이도(北海道)의 온천 관광지 하코다테(函館)의 한 호텔 대표인 엔도 고지(遠藤浩司)는 “연말연시 (예약) 취소는 (사업자의) 사활 문제다”라고 울상을 지었다. “같은 업계 사람들 사이에서는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 내에서는 “(고 투 트래블) 사업을 중단하고 이용자의 혼란을 초래한 끝에 경제는 침체되고 감염 확산도 멈추지 않을 수도 있다”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자민당의 한 간부도 “일을 멋대로 한다”며 고 투 트래블 중단 결정에 대해 비난을 가했다.

고 투 트래블 재개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스가 총리는 지난 14일 대책 본부에서 감염 상황을 근거로 재개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감염이 어느 정도 진정되어야 사업이 재개될지 알 수 없다.

다만, 정부가 갑작스럽게 고 투 트래블 사업을 중단했음에도 지방자치단체들은 비교적 냉정히 상황을 바라보며 정부의 결정을 환영했다.

구로이와 유지(?岩祐治) 가나가와(神奈川)현 지사는 “감염 상황과 사회경제 활동을 고려한 큰 결정이라고 수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이 지역 경제의 큰 기둥인 야마나시(山梨 )현 후지요시다(富士吉田)시 호리우치 시게루(堀?茂) 시장도 “의료붕괴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고 투 트래블) 일시 중지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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