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국가 중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일반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서는 전 국민 접종 완료까지 17조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의회 산하 국가감사원(National Audit Office·NAO)은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배포 보고서를 발표하고 “백신 구매와 제조에 117억 파운드(약 17조20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가 지난 11월 발표한 내년도 정부 부처별 예산안에 따르면 ‘보건·사회복지 부분’ 예산은 약 213조원이다. NAO의 예측대로라면 보건 예산의 8%가 백신 접종 부분에 투입된다.
NAO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 백신 배포 태스크포스(TF)가 공중보건 전문가 일부를 제외한 채 구성됐다며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영국 하원 공공회계위원회(Public Accounts Committee)의 메그 힐리어 위원장은 “이 보고서는 백신 배포를 위한 정부의 예산 지원이 옳았다는 걸 보여준다”면서도 “다만 책임을 결정하는 부분은 상당히 이례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접종 캠페인을 수행할 기관들은 결정을 내리는 TF 인력에서 제외됐다”며 “수천만 명에 백신을 배송할 물류적 어려움과 국민보건서비스(NHS)가 받는 어려움을 평가절하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 5월 케이트 빙엄을 백신 TF팀장에 임명해 대량 백신 접종 계획에 착수시켰다. 빙엄은 벤처 투자가로 영국 재무부 차관인 제시 노먼의 아내이다. 빙엄은 어떤 백신을 구입할 것인지 선택하고, 구매량 등을 파악해 존슨 총리에 직접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NAO는 지난 6월 영국 보건부가 코로나19 백신 TF에 과거 백신 배포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후 9월께 NHS와 공중보건국(PHE) 관계자들이 TF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또 영국은 현재 미국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 백신 1억 회분, 미국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4000만회분, 미국 모더나 백신 700만 회분, 프랑스 발네바 백신 6000만 회분, 미국 노바백스 백신 6000만 회분을 주문했다고 NAO는 공개했다.
NAO는 현재 정부 계획은 2021년 내 2500만명을 대상으로 2회분 접종을 실시하는 것이라면서도 “백신 개발 수준에 따라 이는 변경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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