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범의 손에 딸을 잃은 엄마는 ‘복수’를 다짐했다. 집요한 추적과 탐문, 카멜레온 같은 변장술, 대담한 행동력으로 경찰도 건드리지 못하는 잔인한 갱단 조직원 10명을 차례로 찾아내 죗값을 물었다. 15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영화 ‘테이큰’을 연상케 하는 엄마의 복수극”이라며 사연을 소개했다.
2014년 1월 멕시코 북동부 타마울리파스주 산페르난도에서 20세 여성 카렌 로드리게즈가 마약 카르텔 ‘로타 세타스’에 납치됐다. 엄마인 마리암 로드리게즈는 빚까지 내서 몸값으로 수천 달러를 지불했지만 딸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딸을 찾기 위해 단서를 모으던 로드리게즈는 ‘사마’라는 이름을 떠올린다. 몸값을 요구하는 범인과 통화할 때 누군가가 불렀던 이름이다. 딸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사마의 사진을 찾은 그는 두 시간 떨어진 도시에 있는 한 아이스크림 가게로 향했다. 사진 속 사마와 함께 한 여성이 그 아이스크림 가게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표적이 언젠가 가게를 찾을 것이라고 확신한 그는 조심스럽게 조사를 시작했다. 빨갛게 머리카락을 염색하고 보건부에서 일하던 시절 입었던 유니폼을 꺼내 입고선 설문조사원으로 위장해 의심을 피했다. 그의 활약으로 경찰에 체포된 사마는 공범들의 정보를 불었다.
체포된 공범 중 18세 크리스티안 곤잘레스가 “배가 고프다”고 하자 로드리게즈는 그에게 치킨과 콜라를 사줬다. 경찰이 이유를 묻자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그는 여전히 아이이고 나는 엄마”라고 했다. 그의 친절에 감동한 곤잘레스는 암매장 장소를 실토했고, 경찰은 이곳에서 카렌의 유골을 찾아냈다.
그의 추적은 계속됐다. 갱단 조직원과 연인 관계였던 이웃의 범행 사실을 밝혀냈고, 범인이 달아나려 하자 총구를 들이대고 경찰이 올 때까지 버텼다. 차에서 며칠씩 잠복한 끝에 손수 범인을 덮쳐 경찰에 넘기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NYT)는 이날 “그는 3년 동안 운전사, 자동차 판매원, 베이비시터 등으로 새 삶을 시작하려던 공범 대부분을 사냥했다”고 했다.
하지만 사우다드 빅토리아 교도소에서 2017년 3월 대규모 탈옥이 일어나면서 그의 활약은 막을 내린다. 로드리게즈는 같은 해 5월 이곳에 수감돼 있다가 탈옥한 공범들에게 13발의 총탄을 맞고 50세의 나이로 숨졌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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