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20일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넘겨받을 중요한 권리 중 하나는 핵무기 지휘 통제권이다. 미 대통령은 핵공격을 명령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유일한 인물이다.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는 일정이 있을 때마다 핵무기 공격 시 명령 전달 지침, 코드, 핵전쟁 옵션 등이 담긴 서류가방인 ‘핵가방’을 든 군 보좌관이 늘 동행하는 까닭이다.
평소대로라면 이 핵가방 역시 취임식에서 새 대통령에게 넘겨진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참석 여부에 대해 확답을 피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시간 정치 집회를 열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핵가방은 어떻게 되는 걸까.
비즈니스인사이더에에 따르면 새 대통령은 주로 취임 선서를 하기 전 핵무기 통제권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17년 ABC 방송에서 이 경험에 대해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 어떤 파괴를 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서 정신이 번쩍들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통상 새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마치면 새 대통령의 핵가방 수행을 맡을 군 보좌관이 전 대통령의 군 보좌관으로부터 핵가방을 넘겨받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군 보좌관을 맡았던 버즈 패터슨 전 중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에 불참할 경우 남은 절차를 국방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시상황을 대비하는 일에 대해서는 지겹도록 훈련을 한다. 군에는 (전달이) 바로 될 수 있게끔 하는 시스템이 있다”며 “이 과정에는 어떠한 작은 문제도 없을 것이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전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과학자연맹(FAS)의 핵무기 전문가 한스 크리스텐슨은 이번 취임식에 대한 대비책이 대통령이 갑자기 사망하거나 정상적 직무수행이 어렵게 된 상황 시 부통령이나 지정생존자에게 핵공격 통제권을 넘기는 계획과 유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테픈 슈월츠 핵과학자협회 선임 연구원은 “핵가방은 대통령, 부통령, 지정생존자를 위해 최소 3개가 준비돼 있다”며 “추가 핵가방이 없다면 취임식 이전에 준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든 당선인의 핵가방을 담당할 군 이 준비돼 있을 것이며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선서를 할 쯤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공격 통제권은 만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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