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드물지만” 소아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영국 맨체스터대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지난 15일(현지시간)자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 아동·청소년 보건’ 온라인판에 실린 논문에서 “미국·영국·프랑스 등 8개국에서 의료진 치료를 받은 18세 미만 코로나19 환자 38명의 신경학적 증상을 관찰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 관찰 대상 환자 가운데 기침·호흡 등 증상이 없는 무증상자 8명을 포함한 32명은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됐다.
그러나 다른 환자 4명은 코로나19 발병 뒤 결핵이나 황색포도상구균(MRSA) 감염증 등 기저질환이 악화되면서 결국 숨을 거뒀다.
또 다른 2명은 바이러스성 척수염으로 온 몸이 마비돼 이 논문 제출 시점까지 인공호흡기로 호흡 중인 상태였다고 한다. 이들 마비 환자 2명은 심장박동수와 혈압·호흡·체온·방광기능 등이 조절되지 않는 자율신경장애도 보이고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우리가 관찰한 바로는 코로나19에 걸린 어린이가 신경학적 합병증을 일으키는 건 분명히 드문 일”이라며 “신경학적 질환을 갖고 있던 어린이 환자들도 대부분이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건강한 아이들 중에서도 소수는 코로나19 때문에, 혹은 다른 감염성 질환의 민감도가 커져 숨질 수 있다”며 “또 일부는 코로나19에 대한 지연반응 때문에 신경학적 증상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호흡기 증상이 없는 아이여도 코로나19에 걸렸을 수 있다는 걸 인식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가 성인 환자에게서 섬망이나 뇌졸중과 같은 신경학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건 그동안 각국 의료진의 연구를 통해 확인됐던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 환자에 대해선 관련 연구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관찰 대상이 된 18세 미만 코로나19 환자를 국적별로 살펴보면 프랑스가 13명, 영국 8명, 미국 5명, 브라질·아르헨티나 각각 4명, 인도 2명, 페루·사우디아라비아 각 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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