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우려 불식하려 직접 나서
“트럼프정부 백신개발 공로” 평가
파우치는 23일 모더나 백신 접종
화이자-모더나측 “변이에도 효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78)이 21일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자 ‘차기 대통령도 맞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접종 장면을 생중계했다.
고령이어서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후 델라웨어주 뉴어크의 한 병원에서 왼쪽 팔에 1차 주사를 맞은 후 “접종을 걱정하지 말라. 두 번째 주사가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으로 2차례 접종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는 내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 전인 1월 11일경 2차 주사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백신 개발자와 의료진 등의 노고를 치하하며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인 ‘초고속작전’을 거론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백신 개발에 역할을 했고, 어느 정도 공로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당선인의 부인 질 여사(69)는 21일 오전 먼저 접종을 받았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56) 역시 성탄절 이후 공개 접종을 받기로 했다. 현재 미 권력서열 2, 3위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주요 인사도 이미 공개 접종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 백신을 맞을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미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또 다른 미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이 시작됐다. 동부 코네티컷주 하트퍼드 한 병원의 중환자실 간호사인 맨디 델가도 씨가 1호 모더나 백신 접종자가 됐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 국립보건원 간부들도 22일 모더나 백신을 맞기로 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이 민간 기업의 자체 자본으로 개발된 것과 달리 모더나 백신은 NIAID의 상급 기관인 국립보건원의 지원 속에 개발됐다. 24일 80세 생일을 맞는 파우치 소장 역시 코로나19 고위험군이며, 그는 줄곧 “국민들의 백신 신뢰를 높이기 위해 공개 접종을 하겠다”고 밝혀왔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과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영하 75도의 극저온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백신과 달리 영하 20도의 일반 냉동고 온도에서 보관이 가능해 유통이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욕타임스(NYT)는 “극저온 보관 장비를 갖추지 못한 미 시골지역 병원에 모더나 백신이 희망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모두 자사 백신이 최근 영국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엔테크의 우우르 샤힌 최고경영자(CEO)는 21일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며칠 내에 변이 코로나 분석을 진행할 것”이라며 “변이 코로나에도 우리 백신이 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22일 모더나 역시 비슷한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다만 백신 접종 본격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확진자 증가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22일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 미국의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840만 명, 32만 명을 돌파했다.
미국 의회는 21일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8920억 달러(약 989조 원) 규모의 경기 부양 법안을 상·하원 모두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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