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방수권안 거부권에 상하원 무효화 투표 준비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24일 06시 56분


코멘트

하원 28일 상원 29일 표결 예정
민주 공화 의원들 모두 트럼프주장에 "근거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상하원이 모두 지지하는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대한 거부권을 자신이 예고한 대로 23일(현지시간) 행사함으로써, 임기 중 최초로 미 의회가 거부권 행사 무효투표를 실시하게 되는 길을 닦아 놓았다.

상하원은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이를 무효화 하기위해 이례적으로 연말 워싱턴 DC로 복귀하기로 이미 결정해 놓은 바 있다.

AP통신과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이 법안에는 미군전체에 대한 3%의 봉급인상안과 군 건설사업 등 국방 프로그램에 사용될 7400억 달러의 예산안도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대통령의 이번 거부권 행사는 그가 선거 패배를 두고 백악관 안에 칩거하면서 계속 근거없는 선거조작설과 음모론을 주장해 다른 공화당원들과도 서먹한 관계를 갖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선거 결과를 뒤집는데 동조하라는 트럼프의 무리한 주장과 요구에 등을 돌린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응하기 위해 상원의원들이 오는 29일 워싱턴DC로 돌아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는 전날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비해 28일 복귀를 결정한지 하루만에 이뤄졌다.

이에 따라 하원은 28일에, 상원은 29일에 회의를 열어 트럼프의 거부권을 무효화 시킬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이례적인 크리스마스 이후 회기에 합의면서, 이 기간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무효화 투표를 하면 상원도 이를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미 의회는 내년 1월3일 낮 12시까지 이를 무효화해야 한다. 미 의회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다시 이를 무효화하는 안을 표결에 부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법의 효력을 발생시킬 수 있다.

트럼프는 거부권 행사 이전부터 그 이유를 줄줄이 설명해왔다. 우선 의회에 자신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는 소셜 미디어 회사들에 대한 제한조치를 요구하면서, 특히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 출신 장군 이름을 딴 미군부대 포트 베닝, 포트 후드 등의 이름을 개명하는 것에도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특히 그는 구체적인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현재의 국방수권법이 통과될 경우 최대의 이익을 보는 것은 중국일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의회에 거부권 행사 메시지를 보내면서 “이 법은 중요한 국가안보에 대한 조항이 빠져있고 특히 우리 군의 역사와 재향군인들에 대한 존중이 결여되어있다. 게다가 미국을 국방과 외교 정책에서 최우선에 놓으려는 나의 정책과 노력에도 상충된다. 이건 중국과 러시아에 주는 선물이나 같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에도 8번이나 여러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의회는 이를 무효화하는 데 실패했었다. 그 이유는 상 하원에서 거부권 무효화에 필요한 3분의 2의 찬성표를 얻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번에는 애초에 통과될 당시 그 선을 충분히 넘었기 때문에 무사히 거부권을 무효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도 혹여 내년 1월3일까지 거부권을 무효화하지 못하면 의회는 원점에서 NDAA를 논의해야 한다. NDAA 법안이 법제화되지 않는 것은 6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더힐은 전했다.

상원군사위원회 잭 리드 위원장 (민주당)은 트럼프가 이번 법안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는 가짜 주장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대통령이 거부권 행사의 이유에 대해 계속 말을 바꾸고 있다는 것도 지적했다.

트럼프와 좀처럼 이견이 없었던 매코넬 공화당 원내 대표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위협에도 불구하고 애초부터 이 법안의 통과를 독려했다. 그는 60여년간 한결같이 국방관련 예산안을 순조롭게 통과시켜 온 의회의 전통을 깨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