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협정을 포함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미래관계 협상이 타결을 앞두고 있다.
일간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양측이 크리스마스 이브(24일)를 협상 타결 목표 일자로 설정하고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실은 “EU와 무역협정 및 안보 관련 협상이 거의 다 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존슨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당초 23일 밤 기자회견을 열어 협상 타결 발표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협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막판 싸움이 계속되자 양측은 추가 논의를 하는 데 동의하고 협상 시간을 연장한 상태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데이비드 프로스트 브렉시트 수석보좌관은 지금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20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미래관계 협상의 법률안을 한 줄 한 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U 역시 27개 회원국의 외교 담당자들이 법률안 전문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어업권’과 관련해 영국은 자국 수역 내 EU 어획량 쿼터를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35% 삭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EU는 반면 6년에 걸쳐 25%가량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양측의 어업권 협상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프랑스 고위급 관계자들은 “영국이 핵심 사안에 ‘통 큰 양보’를 했다”며 영국이 기존의 주장에서 일부 물러났음을 시사했다.
미래관계 협상이 늘어지며 일각에서는 영국이 추가 전환기를 확보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나 영국은 이달 31일 자정을 기점으로 EU 단일 시장 및 관세 동맹에서 탈퇴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영국 행정부는 “미래관계 협상 타결 여부와 관계 없이 EU를 떠난다”며 거듭 강조했다.
존슨 총리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24일 협상 타결 소식을 발표할 경우 EU는 이날 회의를 소집해 협상 비준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27개 회원국의 언어로 법률을 번역하고 검토하는 데 약 일주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EU는 영국의 전환기 종료일이 임박한 점을 고려해 1월1일부터 미래관계 협상을 임시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영국 하원도 일요일인 26일 소집돼 미래관계 협상 승인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1월31일 시작된 영국의 브렉시트 전환기는 오는 31일 끝난다. 합의가 무산되면 양측은 내년부터 상호 자유무역협정(FTA) 없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따라 교역해야 한다. 사실상 ‘노딜(No deal)’ 교역이 시작되는 것이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내년 1월1일 전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크리스마스에는 타결을 해야 한다”고 유럽의회 의원들에 말했다. 25일을 넘긴다면 EU와 영국은 ‘노딜’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비상 대책에 돌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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