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연내 2000만명’이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수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미국에선 지난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이달 14일 미국 내 대량 접종이 시작됐다. 그러나 23일 오전 현재까지 이 백신을 맞은 사람은 약 100만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초도 출하분 290만도스(dose·1회 접종분) 가운데 약 3분의1에 대해서면 접종만 이뤄졌다는 얘기다.
로이터는 “지난 주 미국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은 사람은 61만4000명”이라며 “사전 준비와 사후 처리 등에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첫날 접종자 수가 100명 수준에 그친 병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초저온 상태로 보관하다 사용 직전 해동한 뒤 증류수에 희석해 접종해야 한다. 따라서 제한된 인력으로 의료진과 접종자 모두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지키면서 이 작업을 수행하기엔 상당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다른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21일부터 미국 내 접종이 시작됐으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아직 접종 현황을 공표하지 않고 있다. 지역별 현황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보다는 높은 영하 20도 온도에서 운송·보관해야 한다.
이와 관련 미 정부 코로나19 백신 보급 프로그램 ‘오퍼레이션 워프스피드’(초고속 작전)의 문시프 슬로위 수석고문은 기자회견에서 “접종 속도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느리다”며 “우리가 약속할 수 있는 건 백신을 제공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CDC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 전역에 배포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제품을 포함해 약 950만도스에 이른다. 이외에도 이번 주내 모더나 백신 약 590만도스와 화이자 백신 약 200만도스가 추가 공급될 예정이다.
미 정부는 3월1일까지 화이자 및 모더나 백신 총 1억도스를 공급한다는 방침. ‘오퍼레이션 워프스피드’ 최고운영책임자(COO) 구스타브 퍼나 육군 대장은 “시간이 갈수록 백신 접종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로부턴 화이자·모더나 백신보다 취급이 용이한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존슨앤드존슨)의 백신이 출시돼야만 보다 신속한 접종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아스트라네제카·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은 냉장 보관(영상 2~8도)이 가능해 사용 전 해동 작업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정부는 이르면 내년 2월쯤 아스트라네제네카와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사용승인을 내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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