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 노인, 40년 추억 강도 당한 사연에 기부금이 무려…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12월 24일 17시 01분


강도를 당해 옷가지와 각종 집기가 널브러져 있는 테드의 집. 이웃 데클란 오닐 트위터 갈무리
강도를 당해 옷가지와 각종 집기가 널브러져 있는 테드의 집. 이웃 데클란 오닐 트위터 갈무리

영국 더럼주에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강도를 당한 94세 할아버지를 위해 3600만원 상당의 기부금이 모였다.

23일(현지시간) 메트로에 따르면 크리스마스를 사흘 앞둔 화요일 새벽, 일찍 잠에서 깬 테드 그린(94·남)은 평소와 달리 집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상함을 감지한 테드는 방에서 나왔고 그 순간 집을 뒤지던 강도들과 맞닥뜨렸다. 놀란 테드가 소리를 지르자 도둑들은 테드의 연금과 자동차 열쇠, 집 열쇠 등을 훔쳐 달아났다.

테드가 40년 동안 가꿔온 소중한 집은 순식간에 엉망이 되었다. 옷가지와 각종 집기들이 바닥에 널브러졌고 창문은 깨져 산산조각 났다. 강도들은 테드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도 모조리 가져갔다.

강도들이 깨부순 테드의 집 유리창. 이웃 데클란 오닐 트위터 갈무리
강도들이 깨부순 테드의 집 유리창. 이웃 데클란 오닐 트위터 갈무리

절망한 테드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건 손자 조던의 체육관 사람들이었다. 체육관 회원들은 조던의 할아버지 테드를 위해 소셜미디어(SNS)에서 기부금을 모금하기 시작했다.

SNS에서 테드의 사연은 생각보다 널리 퍼져나갔다. 당초 목표금액이던 1000파운드(약 150만원)를 훌쩍 넘겨 24일 현재까지 2만4000파운드(약 3600만원)를 모았다. 펀딩 참여자만 2600명이 넘는다.

더럼주 지역 공동체도 테드 집의 깨진 창문을 수리해주고, 집 자물쇠를 교체해주는 등 온정의 손길을 건넸다.

강도 당한 테드를 위한 기부금 모금 페이지. gofundme 사이트 캡처
강도 당한 테드를 위한 기부금 모금 페이지. gofundme 사이트 캡처

테드의 딸 산드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보내온다는 사실에 정말 감동받았다”며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20대 두 명과 40대 두 명이 강도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럼주 경찰은 체포된 4명에 대해선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 범죄 수사관은 “도둑질은 어떤 상황에서든 용납될 수 없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에 노약자에 대한 강도 행위는 특히 용납할 수 없다”며 “경찰이 범인을 잡는 동안 테드를 돌봐준 주민들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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