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의 초당적 인권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의 크리스 스미스 공동위원장이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한국의 집권 여당에 대해 “자유당이 아니라 ‘자유를 제한하는’(illiberal)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내년 1월경 열리는 미 의회 청문회에서 관련 문제를 집중 제기할 뜻도 내비쳐 대북전단금지법을 둘러싼 한미 간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미스 위원장은 24일(현지 시간) 미국의 소리(VOA)에 “미국인들은 70년 동안 미국의 동맹이자 강력한 양자 파트너인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며 대북전단금지법 처리에 대한 미국 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2017년 급진적이고 진보적인 좌파 정당이 집권해 기본적인 시민·정치적 권리를 축소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며 “(집권 여당은) 자유당이 아니라 자유를 제한하는 정당”이라고 날을 세웠다. 미 의원이 한국의 집권 여당을 꼭 집어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스미스 의원은 국경을 넘어 북한에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정보와 본인이 소위 ‘성경과 방탄소년단(BTS) 풍선’이라 부르는 종교 및 한국 대중문화 자료를 풍선을 통해 보내는 것을 범죄시하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그는 대북전단금지법 통과를 “문재인 정부와 국회 내 그의 협력자들에 의한 시민, 정치적 권리에 대한 불관용(intolerance)의 최근 사례”라고도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풍선 살포 금지에 있어 북한의 요구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묵인, 그리고 탈북자와 인권 옹호자들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보여준 적대감에 놀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내년 미 의회 청문회에서 관련 사안이 다뤄질 것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다음 회기에 한반도에서 지속되고 있는 시민·정치적 권리에 대한 정부의 위협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청문회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대북전단금지법 저지 관련 헌법 소원을 내는 것을 지지하며 필요하면 도움을 주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의회 인권위원회는 청문회에 국내 북한 관련 단체들을 초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의 법률대리인 이헌 변호사는 “미 의회 측에서 청문회가 열리면 박 대표에게 출석해달라고 했다. 청문회 일정이 잡히는 대로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양동훈 부장검사)는 지난 23일 박 대표를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가 북한 주민 인권단체를 운영하면서 2015년¤2019년경 기부금품 모집 등록을 하지 않고 기부금을 모은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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