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여왕, 코로나 속 성탄절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위로

남편 필립공과 윈저성에서 조용히 보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성탄절을 보내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고 위로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날 사전 녹화한 성탄 메시지를 통해 “매년 이맘때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슬픔으로 물든다. 어떤 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을 슬퍼하고 어떤 이는 안전을 위해 거리를 둬야 하는 친구와 가족을 그리워 한다”며 “이 때 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간단한 포옹이나 손을 꽉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이들 가운데 있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며 “내가 당신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다.

영국은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 변이가 확산하면서 엄격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영국 국민들이 올해 크리스마스 연휴엔 가족 및 지인과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여왕은 “놀랍게도 사람들을 떼어 놓았던 한 해 많은 면에서 우리를 더욱 가깝게 해 주기도 했다”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을 스스로 돕겠다고 나선 사람들에게 감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과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올해 (코로나19라는) 도전에 훌륭하게 일어섰다”며 “이런 조용한 불굴의 정신이 매우 자랑스럽고 감동적이다”고 했다.

여왕은 마지막엔 “이타심, 사랑, 무엇보다 희망의 정신이라는 크리스마스의 빛이 우리를 다가올 시대로 인도하도록 하자”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94세인 엘리자베스 여왕은 통상 잉글랜드 노퍽주 샌드링엄 영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성탄절을 보냈지만, 올해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남편 필립공과 함께 윈저성에서 조용히 보내고 있다.

영국 왕실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는데 왕위 계승자인 찰스 왕자와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도 올해 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