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탄 메시지서 ‘백신 민족주의’ 비판…“모든 이에게 백신을”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26일 02시 38분


"가난하고 소외된 자 도와야"
코로나19로 성당 내부서 진행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현지시간) 성탄절 메시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모든 사람들에게 공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티칸뉴스와 외신들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라틴어) 성탄 메시지를 통해 이른바 ‘백신 민족주의’를 비판하면서 세계 정치·경제 지도자들에게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어둠과 불확실성의 시대에 백신 개발은 또 다른 희망의 빛”이라며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기업, 국제기구의 모든 담당자들에게 간청한다”며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모든 사람, 특히 가장 취약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백신을 공급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실업, 가정폭력 등을 경험한 이웃들에게 ‘관용’과 ‘도움’을 줘야 한다고도 피력했다.
교황은 올해 메시지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돕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은 소외 당하는 모든 이들이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기 위해 소외 당한 자로 태어났다”며 “가난하고 궁핍한 가운데 오셔서 가난한 이들을 섬기며 그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탄절엔 끝없는 소유욕과 덧없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형제자매에 대한 부당함을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의 이날 성탄 메시지 및 강복은 성베드로광장이 내려다 보이는 성베드로성당 중앙 발코니가 아닌 성당 내부에서 진행됐으며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날엔 ‘성탄 대축일 밤 미사’를 집전했다. 중앙 제대가 아닌 뒷편 제대에서다.

이탈리아의 오후 10시 이후 통행금지령을 고려해 통상 오후 9시30분부터 하던 것을 2시간 앞당겼고 참석자 규모도 예년 1만 명에서 200여 명으로 줄였다. 또한 교황과 성가대를 제외한 참석자들은 모두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규정을 준수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