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보다 39살이나 어린 20대 대학원생 여제자와 3년 넘게 동거하다 토막살해한 러시아의 저명 역사학자가 25일 러시아 법원으로부터 징역 1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고 BBC와 로이터등이 보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의 프랑스 역사 전문가 올레그 소콜로프(64)는 지난해 11월 아나스타시아 예시쳰코(당시 24살)의 절단된 팔이 든 배낭을 맨 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모이카강에 빠졌다가 구조됐다. 당시 소콜로프는 술에 잔뜩 취한 상태였다.
그의 배낭에서는 숨진 예시첸코의 잘린 두 팔 외에 총기도 발견됐었다. 경찰 수사 결과 소콜로프는 동거하던 예시첸코가 전처 소생 자녀들을 모욕하자 화가 나 그녀를 쏘아죽이고 시신을 절단해 모이카강에 버리려다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예시첸코의 팔이 물에 가라앉지 않자 차가운 강 속으로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다.
검찰은 소콜로프에게 15년 징역형을 구형했다. 소콜로프는 살해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살인을 계획한 것은 아니먀 예시첸코가 자신의 자녀들을 모욕해 제정신이 아니었고, 이미 많은 고통을 받았다며 관대한 처분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예시첸코를 살해한 후 자신도 나폴레옹 복장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을 계획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나폴레옹 전쟁 전문가로 나폴레옹의 전투 장면 재연으로 유명하며 프랑스로부터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기도 했다. 스스로 나폴레옹으로 분장해 전투 장면에 참여했으며 예시첸코도 재연에 동참하기도 했다. 소콜로프는 그녀를 ‘조세핀’(나폴레옹의 부인)이라 불렀고, 그녀에게 자신을 ‘폐하’라고 부르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콜로프는 수십편의 역사 연구 논문을 썼고 이 중 일부에는 야시첸코가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야시첸코 피살 사건에 러시아의 여권 운동가들은 가정 폭력에 대한 러시아의 무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었다.
지난해 야시첸코 사건이 알려지자 러시아에서는 7500명 이상이 온라인으로 소콜로프에 대한 엄벌을 청원했었다. 상트페테르 대학 학생들로부터 소콜로프에 대한 불만이 수없이 제기됐었지만 학교측은 이를 무시했던 것으로 드러났었다.
예시첸코 가족의 변호사 알렉산드라 박셰바는 “소콜로프를 징역형에 처한다 해도 죽은 예시첸코가 다시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유가족들은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야르스크 출신의 예시첸코는 역사 공부를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으로 와 솔로코프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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