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안 서명 안한채 성탄연휴 골프
끝내 거부땐 실업급여 등 중단
수백만명 거리로 나앉을 수도
바이든 “승인 안하면 파괴적 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 경기 부양안 승인을 거부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방정부 자금이 고갈되는 28일 이전에 그가 부양안에 서명하지 않으면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집세를 내지 못한 채 혹한에 길거리로 나앉을 수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성탄절 연휴를 보내기 위해 23일 개인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24, 25일 양일간 이곳에서 골프를 쳤다. 당초 백악관은 대통령의 플로리다행을 앞두고 “미국인을 위해 쉼 없이 일할 것”이라며 “많은 회의와 통화가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골프에만 매진했던 셈이다. AP통신 등 언론은 ‘대통령이 전염병 대유행 와중에 정부 셧다운을 위협하는 수류탄을 던졌다’고 질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1일 의회가 합의한 코로나19 부양안, 2021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안에 서명하지 않은 채 반대 의사만 밝히고 있다. 공화와 민주 양당은 미국인에게 1인당 600달러의 현금을 지급하는 부양안에 합의했지만 그는 재원 마련 방안에 관한 언급도 없이 무작정 2000달러로 올려야 한다고만 주장하고 있다. 그는 26일 트위터에 “국민들이 2000달러를 받을 수 있기를 원할 뿐”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몽니는 공화당이 자신의 대선 불복 소송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다는 불만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부양안 합의 과정에서 민주당 일각에서는 ‘지원금을 2000달러로 늘리자’고 주장했지만 공화당이 난색을 표명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대통령이 부양안에 끝내 서명하지 않으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현금 지급, 실업급여 추가 지급, 강제퇴거 보호 조치 등이 중단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미국인만 약 1400만 명이다.
급기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26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승인 거부가 파괴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조속히 법안에 서명하라고 촉구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통령이 책임을 방기하면 1000만 명이 실업보험 혜택을 잃고, 군의 필수 서비스와 급여가 위험에 처하며, 수백만 명이 강제퇴거 위험에 놓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까지 셧다운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 임시 예산을 긴급 편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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