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 치닫는 트럼프·공화당…‘불편한 동거’ 조지아가 결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8일 18시 10분


퇴임을 약 3주 남겨놓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자신의 대선불복 소송을 적극 지원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고, 공화당 또한 대통령의 거듭된 몽니로 역풍이 불어 내년 1월 5일 조지아주 상원선거에 타격을 줄까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트위터에 “일부 공화당원이 대선 결과를 도둑맞았는데도 그냥 지나가기를 원하며 싸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두고도 “나를 위해 충분히 싸워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가 상원 의장을 겸하는 펜스 부통령에게 ‘다음달 6일 대선 결과를 비준하는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이달 14일 대통령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말라’고 종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펜스 부통령과 백악관 참모들은 대통령의 이 같은 막무가내 요구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 이고 있다. 상원에서 공화당을 이끄는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 또한 “다음달 6일 회의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말라”고 소속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공화당과 민주당이 합의한 법안에 관해 사사건건 딴지를 놓는 것 또한 공화당과의 불편한 관계를 반영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의회가 합의한 내년도 연방정부 예산안을 27일에야 서명했다. 23일 역시 의회가 초당적으로 통과한 국방수권법안에는 아예 거부권을 행사했다.

양측의 불편한 동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조지아 선거 결과가 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과 같은 날인 지난달 3일 치러진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전체 100석 중 각각 50석과 48석을 차지했다. 과반 득표자가 없었던 조지아에서만 주 법에 따라 다시 상원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공화당은 2석 중 1석만 차지해도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은 물론 선거 전날인 내년 1월 4일 조지아를 찾아 2명의 공화당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에 나선다. 공화당이 1석 이상을 얻으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이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4년 대선에 다시 공화당 후보로 등장할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반면 공화당이 2석 모두 패하면 대선에 이어 상원까지 넘겨줬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종엽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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