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과 경쟁, 동맹과 함께할 때 더 강하고 효과적일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30일 03시 00분


외교안보팀과 화상회의 열어

美 외교안보 수뇌부 한 화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28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 등 
차기 행정부의 핵심 참모와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동맹국들과 연합 구축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특히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 등 인권 문제를 거론할 뜻을 밝혀 향후 북한 인권 문제도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윌밍턴=AP 뉴시스
美 외교안보 수뇌부 한 화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28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 등 차기 행정부의 핵심 참모와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동맹국들과 연합 구축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특히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 등 인권 문제를 거론할 뜻을 밝혀 향후 북한 인권 문제도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윌밍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동맹과의 연대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인도태평양 안보와 인권 등을 중국을 압박하는 주요 수단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미국의 핵심 동맹인 유럽연합(EU)은 중국과 무역협정을 곧 체결할 것으로 알려져 내년 1월 20일 출범할 바이든 행정부의 구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 바이든 “동맹과 공동으로 中 견제… 인권 중시”

바이든 당선인은 28일 외교안보팀과 화상회의를 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과 경쟁하면서 동맹국과 연합을 구축할 때 미국의 입장이 더 강해질 것”이라며 “미국은 국제 경제의 약 25%를 차지하지만 민주적 파트너와 함께라면 경제적 지렛대를 갑절 이상으로 키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를 위한 정책으로 △미국 노동자, 지식재산권, 환경을 보호하는 중산층을 위한 외교정책 추진 △인도태평양 지역의 번영과 안보 보장 △인권 옹호 등을 언급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는 세계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나라에 둘러싸여 있을 때 미중 관계의 어떤 사안에서도 더 강하고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미국 리더십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단결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1년간의 고통을 극복하고 세계에서 미국의 지위를 회복하겠다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자유세계를 이끌 신뢰를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 등 차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수뇌부가 모두 참석했다. 내년 1월 20일 취임 후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 최우선 순위가 대중국 정책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이 내정 문제라고 주장하는 홍콩 민주화와 신장위구르 이슬람족 인권 탄압 등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동맹과의 연대를 통해 이 문제에 관해 강한 압박을 가할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북한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등을 살펴보며 대북 정책을 수립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그가 중국의 인권 문제를 언급한 만큼 북한의 인권 문제도 향후 북-미 관계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EU, 7년 만에 中과 투자협정 타결 임박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과 EU의 투자협정 체결이 임박했다. 이르면 48시간 이내에 ‘연내 타결’이 가능하다”며 “27개 EU 회원국이 사전 회의를 통해 이미 만장일치로 협정에 찬성했으며 행정 절차만 남았다”고 보도했다. AFP통신 역시 이번 주말쯤 벨기에 브뤼셀과 중국 베이징에서 협정 타결에 관한 공식 발표가 동시에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협정이 타결되면 합작 요건, 특정 산업에서의 외국인 지분한도 규제 등 대중국 투자의 장벽이 사라진다. 적용 대상 분야 또한 제조, 금융 서비스, 부동산, 환경 서비스, 건설, 해운, 항공 등 사실상 전 산업을 포괄하고 있다. 양측은 2014년 1월부터 지금까지 30여 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EU가 신장위구르 지역 소수민족 탄압 등 중국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며 난항을 겪었지만 중국이 통신, 금융, 전기차 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양보하면서 막판 극적 타결이 이뤄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협정이 타결돼도 일부 EU 회원국에서는 해당 국가의 개별 비준이 필요하다. 이와 별도로 유럽의회의 최종 승인 또한 거쳐야 해 협정이 발효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약 7년을 끌어온 협상이 전격 타결을 앞두고 있는 것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거센 압박에 직면한 중국은 EU와의 제휴를 통해 미국에 맞서겠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EU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중국이란 거대 시장이 필요하다.

미국은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앞서 21일 바이든 당선인의 핵심 참모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는 ‘EU는 중국과의 투자협정 체결에 관해 미국과 먼저 협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바이든#중국#경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