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속한 신속한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약 200만명이 백신 접종을 마쳤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 연말까지 약속한 2000만명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미 역사상 가장 큰 과제”= 바이든 당선인은 “내년 1월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2월에 사망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3월까지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백신 접종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을 배포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은 크게 뒤쳐지고 있다”며 “나는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백방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신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하겠다”며 “DPA를 통해 민간 기업들이 코로나19 대응 노력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배포 물량 대비 접종자 비율 18.6%=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15일째인 28일(현지시간) 오전 9시 기준으로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1144만5175회 접종분이 전국에 배포됐고, 212만7143명이 백신을 맞았다.
연말까지 2000만명 접종이 목표지만 백신 배포는 약 57% 수준이다. 더욱 큰 문제는 배포 물량 대비 접종을 받은 사람의 비율은 약 18.6%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연방 정부에서 각 주로 백신이 전달됐지만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 보건 당국은 데이터의 통계 반영이 늦다며 실제 접종자는 이보다 훨씬 많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미국의 백신 접종 계획은 당초 전망보다 크게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 미 언론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 까다로운 보관 규정 및 의료진 과부하 = 블룸버그통신은 각 지역에서 백신 접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모더나는 영하 20도에 보관해야 하는 까다로운 보관 규정과 배포 시기와 물량 규모를 둘러싼 예측불가능성, 의료진의 과부하 등을 지적했다.
백신 접종이 한 주 내에서도 지역별로 상이했다는 점도 당초 계획을 늦추게 하고 있다. 오하이오주 데이턴의 난 웨일리 시장은 지난 22일 CNN에 오하이오에선 백신 접종이 지난 14일 시작됐지만 데이턴에선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CNN은 각 주로의 배포가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선 미식품의약국(FDA)의 엄격한 품질 관리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틀 간의 품질 관리로 인해 배포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 백신 계획 더욱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 백신 접종 계획이 현재보다 더욱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스콧 고틀립 전 FDA 국장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속도가 조금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다음달에는 (정부 불신과 종교적 신념 등으로) 백신 접종이 쉽지 않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사코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이달 초 미국 성인남녀 1117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26%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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