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콜로라도에 이어 캘리포니아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미 지역 사회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훨씬 강한 만큼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선 백신 접종률을 더 높여야 하지만 현재 미국 백신 접종 속도가 원래 목표치에도 한참 미치지 못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3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보건 당국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30세 남성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앞서 29일 미국 내 첫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온 콜로라도에서도 두 번째 변이 바이러스 의심 환자가 발생해 확인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들 모두 여행 기록이 없어 이미 변이 바이러스가 미국 지역 사회에 확산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버드대 전염병 전문가 빌 하네게는 NYT에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지역 곳곳에 유입됐다고 생각할 근거가 충분하다. 그저 우리가 아직 제대로 찾아보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00만 명을 넘어섰고 동시에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까지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백신 접종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애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연말까지 2000만 명 백신 접종 계획을 세웠지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30일(현지 시간) 집계 기준으로 약 260만 명만이 1회 접종을 마쳤다. 지금까지 보급된 백신 역시 1240만 회분에 그친다.
현재 속도대로라면 집단면역 지점에 도달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미국 인구 60~70%가 항체를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 기준 역시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인구의 90% 항체 보유’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 NBC방송은 “이대로 가면 코로나 팬데믹을 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기까지 약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또 정부가 지정한 ‘6월 말까지 전체 인구의 80%인 3억3000만여 명 접종 완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매일 300만 명 이상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 백악관 코로나19 백신개발 총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우이는 이날 “우리도 기대한 것보다 접종자가 적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백악관은 동시에 폭설과 연휴 등의 영향으로 접종자가 적었고 의료기관이 접종 건수를 CDC에 보고하려면 최소 72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 접종 인원은 더 많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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