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점수도 똑같은 쌍둥이…“서로가 경쟁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31일 19시 42분


호주의 18세 일란성 쌍둥이가 대입 시험에서 똑같이 고득점을 받아 화제다. 올해 초 심장마비로 갑자기 부친을 여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학교에도 거의 가지 못하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지만 서로를 의지하고 격려하며 학업 의지를 불태운 것이 고득점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데일리메일 호주판에 따르면 멜버른 인근에 사는 코너 입스턴은 지난해 12월 30일 아침 호주대학입학시험(ATAR) 점수를 확인하고 쌍둥이 형제 루크를 황급히 깨웠다. 루크의 점수까지 확인한 둘은 점수가 99.60점으로 똑같음을 알고 깜짝 놀랐다. 이 시험의 최고점은 99.95점이고 전국 평균은 70점이어서 둘의 명문대 진학이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둘은 고득점의 비결로 서로가 서로를 이기고자 하는 마음을 꼽았다. 루크는 “때로 공부를 하기 싫은 적도 있었지만 코너가 하기에 나도 했다”고 밝혔다. 둘은 모두 ‘상대방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면 질투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입을 모아 “그랬을 것”이라고 답했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부재,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에서 형제는 서로를 격려하며 공부에 몰두했다. 코너는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할 상대를 잃었지만 우리는 얼굴을 보며 이야기할 수 있었다”며 서로를 최고의 경쟁자 겸 친구로 여긴다고 강조했다.

둘은 모두 의대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 루크는 “우리가 물리학과 수학을 좋아하는 것도, 이 과목에 대한 재능을 갖게 된 것도 모두 아버지 덕분”이라며 지금도 늘 아버지를 그리워한다고 토로했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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