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 간 긴장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지난해 중국 전투기들이 380차례나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대만 국방 관계자가 5일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대만은 필요할 경우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재통일에 나서겠다는 중국의 침공 위협에 끊임없이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16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라는 중국 주장을 전면 거부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전투기와 폭격기 등 중국 군용기들이 전례 없이 자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면서 양측 간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스순원(史順文)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2020년 380번의 대만 방공식별구역 침범은 과거 기록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지역 및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대만 국방안보연구원은 앞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은 1996년 대만해협 미사일 사태 이후 가장 높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은 1996년 대만의 첫 민주적 총통 선거를 위협하기 위해 대만해협으로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미국은 대만해협에 미 군함을 파견했었다.
국방안보연구원의 제러미 헝은 지난해 중국 전투기들이 최소 110일간에 걸쳐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더 가까이, 더 자주 침범했다고 한다.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장거리 훈련을 벌인 것은 2016년 6번, 2017년 20번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증가한 것이다. 이는 “대만과 미국 관계가 급속 접근하는 것과 관련, 대만에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라고 헝은 말했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미 고위 관리들의 대만 방문 때도 중국 전투기들은 어김없이 대만해협의 소위 “중간선”을 넘었다.중간선은 비공식적이지만 지금까지 대만과 중국을 분리하고 있는 대만 해협의 국경선 역할을 해 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그러나 지난해 중간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퇴임을 얼마 안 남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과의 관계를 개선시키고 있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2차례 고위 관리들의 대만 방문을 비롯해 미 군함들이 13차례에 걸쳐 대만해협을 항행했고 대만에 180억 달러(19조5840억원) 상당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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