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들 美의사당 난입… 폭력시위-총격사태에 4명 사망
바이든 “반란”… 비상사태 선포
의회,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인증… 트럼프 “동의 안하지만 정권이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6일(현지 시간) 미 의회에 난입해 폭력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때문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최종 확정하려던 상하원 합동회의가 한때 중단됐다. 민의(民意)의 상징인 국회의사당이 총성과 최루가스로 뒤덮인 무법천지로 변하면서 워싱턴에서는 “미국 민주주의가 무너진 날”이라는 탄식이 쏟아졌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국회의사당이 대규모 공격을 받은 건 1814년 8월 워싱턴을 점령한 영국군이 불을 지른 후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가 아니라 반란 사태”라고 했다.
이날 오전부터 워싱턴 백악관 앞 일립스 광장에 모이기 시작한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낮 12시 15분경부터 의회 쪽으로 몰려가기 시작했다. ‘미국을 구하는 행진(Save America March)’이란 이름으로 조직된 이날 시위엔 3만 명가량이 참가를 신청했고 이들 중 수천 명이 의사당까지 행진했다. 성조기 등을 흔들며 의사당에 도착한 시위대는 바리케이드를 넘어 순식간에 의사당 계단을 점거했고 “트럼프를 위해 싸우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가 유리창을 깨고 의사당 내부로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은 최루가스를 쏘며 맞섰지만 난입을 막지 못했다. 의회 안에서는 한때 무장 대치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공군 출신의 여성(35) 한 명이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이 여성과 남성 2명 등 모두 4명이 사망했다.
시위대가 들이닥친 시각, 의회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주재로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고 작년 11월 대선 결과를 확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었다. 그러나 시위대 난입으로 회의는 중단됐고 의원들은 방독마스크를 쓰고 대피했다. 회의는 시위대가 진압되고 오후 8시가 돼서야 재개됐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시장은 이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12시간 동안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가 비상사태 기간을 15일간으로 다시 늘렸다.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 날인 20일에도 비상사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회의를 재개한 의회는 7일 오전 3시 40분경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공식 인증했다. 약 15분 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선거 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도 “질서 있는 정권 이양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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