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사태에도 새벽까지 남아 차기 대통령 인증 절차를 마친 동료 의원들이 미국 민주주의의 참 얼굴입니다.”
3일 출범한 미 117대 의회의 한국계 하원의원 4명 중 유일한 재선 의원인 앤디 김(39·뉴저지·민주) 의원은 7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폭력과 반란 위협에도 미 민주주의의 회복이 빠르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번 사태로 실추된 미국의 이미지와 지도력의 회복 또한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의회를 무단 점거한 이들이 혐오스럽지만 그 어느 때보다 민주주의에 대한 경외감을 느꼈고 이를 보호해 나가야 한다는 의지도 다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전대미문의 의회 난입 사태가 많은 이들에게 단결하고 성찰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위기에 강인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민주주의”라며 “폭력이 아닌 국민의 목소리와 표가 미국의 앞날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새벽 하루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의 난입으로 난장판이 된 의회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묵묵히 쓰레기를 주워 담는 모습으로 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 주요 언론과 소셜미디어에는 물병, 옷가지, 성조기가 널브러진 의회에서 쓰레기를 줍는 그의 사진이 널리 회자되고 있다.
김 의원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랑하는 것이 망가졌을 때 누구라도 고치고 싶을 것”이라며 “나는 의회를 사랑한다. 그 자리에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저 무엇이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할 수 있는 게 청소밖에 없었다는 의미다. 그는 “이 건물은 특별하다. 얼마나 많은 세대가 이 곳에서 영감을 받았겠느냐”고도 했다.
김 의원과 같은 민주당 소속의 뉴저지주 하원의원인 톰 맬리노스키(56) 역시 “그가 새벽 1시에 조용히 잔해를 치우고 쓰레기를 비닐봉지에 담았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려는 행동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1982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태어난 김 의원은 유년 시절 뉴욕 인근 뉴저지로 이주했다. 시카고대 정치학사, 영국 옥스퍼드대 국제관계학 박사를 거쳐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인 2009년 국무부에 입성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사령관의 전략 참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이라크 담당 보좌관 등을 역임한 중동 전문가다. 젊은 정치인 발굴을 후원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총애한 ‘오바마 키즈’로도 유명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가 하원에 처음 도전한 2018년 11월 선거 당시 김 의원의 당선을 적극 후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