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내 4차 한류의 주역으로 불리며 인기를 모았던 ‘사랑의 불시착’의 전시회가 8일 도쿄 시부야구 전시장 ‘징’에서 개막했다. 일본 도쿄에서 한국 드라마를 주제로 한 단독 전시회가 열린 것은 2010년 드라마 ‘아이리스’ 이후 11년 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한일 관계 악화에도 불구하고 한류와 관련된 콘텐츠는 여전히 인기가 높은 상황이다.
이번 전시회는 8일 도쿄(~2월27일)를 시작으로 향후 오사카 후쿠오카 나고야 등 총 4개 도시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그 중 첫 시작인 도쿄 전시회는 개막 당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긴급 사태 선언이 발령돼 행사에 차질이 불가피했다. 주최 측은 개최 직전에 전시 마감시간을 예정(오후 10시)보다 2시간 앞당겨 오후 8시로 재조정했다.
건물 1, 2층에 총 1486㎡(449평) 규모로 꾸며진 전시장에는 리정혁(현빈), 윤세리(손예진) 등 드라마 주인공이 처음 만난 나무와 패러글라이딩 재현 코너부터 주요 장면 영상, 미공개 장면 250컷, 드라마 속 배우들이 입고 나온 의상과 세트, 리정혁이 연주한 피아노를 비롯한 소품 등이 6개 테마로 나뉘어 전시됐다. 특히 북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드라마 속에 등장한 북한 관련 서적이나 샴푸 등의 소품 전시에 관람객들이 몰렸다.
기자가 찾은 개막 둘 째 날인 9일에는 주말을 맞아 연인 및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주를 이뤘다. 리정혁의 거실을 재현한 세트 앞에선 외국인 여성들이 사진을 찍으며 환호했고 윤세리의 사진 앞에서 셀카(셀프카메라)를 찍는 중년 남성들도 보이는 등 한류 드라마 인가의 저변이 넓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회장에는 긴급 사태 선언을 의식, “마스크를 착용해주세요” “전시 중에는 대화를 삼가주세요” 등의 안내 문구를 든 안내 요원이 곳곳에 배치됐다. 대규모 관객 행렬도 보이지 않았다. 30대 관객 마나미 씨는 “드라마를 본 친구들 10명과 함께 오려 했지만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조를 짜서 각각 보기로 했다”고 말하는 등 관객들도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고 있었다.
지난해 세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를 통해 일본에 공개된 사랑의 불시착은 ‘2020년 일본 넷플릭스 인기 작품 연간 순위’에서 1위에 올랐고 일본 출판사 ‘자유국민사’가 지난해 발표한 ‘2020년 일본 유행어 톱10’에도 사랑의 불시착이 오르는 등 한류 열풍을 이끌었다. 황선혜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센터장은 “그동안 한류 콘텐츠에 관심이 없었던 일본 중년 남성들까지 끌어 모으는 계기가 됐다”며 “이제 일본 내 한류 콘텐츠 소비는 한일 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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