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文대통령의 日인식 나쁘지 않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1일 03시 00분


[위안부 피해자 판결 후폭풍]
日월간지와 인터뷰서 밝혀
“강제징용-위안부 등 역사문제, 정상간 대화만으론 못푼다 생각”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70)가 일본 월간지 ‘분게이슌주(文藝春秋)’ 2월호 인터뷰에서 한일 간 역사 문제는 양국 정상의 대화만으로는 풀 수 없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번 인터뷰에서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해 ‘문희상안’(한일 기업 및 국민의 자발적 성금으로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징용 피해자의 전체 동의를 얻지 못하는 등 제약 또한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 역사 문제는 정상 간의 대화로 타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문 대통령의 기본 생각”이라며 역사 문제는 국민 정서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양국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눠 경제 협력 같은 구체적 계획부터 진전시킨다면 국민 여론도 움직여 역사 문제가 진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한일 관계의 악화 이유로 “일본이 경제 협력보다 역사 문제부터 해결하자고 했기 때문”이라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문 대통령이 서로 맞지 않았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처럼 두 정상이 만나 돌파구를 찾기를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한 채 끝나버려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일본 일각에서 문 대통령을 ‘반일, 반미, 친중’이라고 보는 것을 두고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을 오랫동안 봐왔는데 일본에 대한 인식이 결코 나쁘지 않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방일에 대해서는 “자발적 방문으로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원장이 특사 형태 등 공적 방문이 아닌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집권 자민당 간사장 등 일본 내 인맥을 통해 한일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다는 의미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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