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과의 무역 전쟁은 좋고, 승리하기 쉽다”는 발언은 모두 틀렸다며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약 3600억 달러(약 395조6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무역 전쟁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 지난해 1월 중국과 1차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중국은 이 협정에서 2년에 걸쳐 최소 2000억 달러(약 245조원)의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기로 약속했다. 그 대가로 미국은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 무역전쟁에도 中 대미 무역 흑자 확대 : 그러나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오히려 늘었다. 특히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며 경기침체가 촉발되기 이전에도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보고 있었다.
중국이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통제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의료 장비 등 수요가 폭발하면서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흑자를 더욱 확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미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는 매우 심각하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당선 이후 “중국과의 무역전쟁은 위험하다”는 주류 경제학자들의 조언을 무시한 채 매우 신속하게 “반전을 시작하겠다”고 서둘렀다. 그러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이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1월까지 2870억 달러(약 315조4100억원)를 기록했다.
또 중국의 대미 수출은 지난 2015년, 2016년 반짝 감소했다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인 2017년부터 매년 증가세를 기록했다.
시큐러스 대학의 메리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종이 인형처럼 잘라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들은 너무 크고 세계 경제에 너무 중요하다”고 말했다.
◇ 美 압박으로 시야 넓힌 중국 : 미국의 대중 압박은 오히려 중국이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계기가 됐다.
중국은 ‘일대일로’ 등을 내세워 동남아 시장에 주력했고, 동남아 10개국은 미국을 제치고 중국의 최대 무역국이 됐다.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은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체결하며 무역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은 지난 4일 7년간 끌어온 유럽연합(EU)과의 투자협정에서도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번 협정으로 중국은 유럽 국가들과 경제 협력을 강화해 미국에 대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상하이 푸단대 미국 연구 센터 우신보 소장은 “이번 협정은 중국-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전 단계로, 양국 FTA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우 소장은 또 “중국은 향후 EU와 손잡고 중국을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계획을 좌절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압박이 오히려 중국이 수출 시장을 다각화할 수 있게 도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기술전쟁은 중국에 타격입힐 수도 : 기술 전쟁은 중국에 크나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는 틱톡·위챗 등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하는 등 강도 높은 압박을 이어갔다. 또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글로벌 반도체 조달망을 사실상 끊어놨다.
이같은 기술 위협은 ‘기술 굴기’를 주창하며 경제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 성장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이다. 중국은 미국의 이같은 위협에 ‘전략적 과학 기술력의 증가’를 가장 중요한 경제 의제로 상정하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중 무역전쟁은 패배로 돌아갔지만 오는 20일 취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새로운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승기를 가져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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