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명물 ‘베슬’이 ‘죽음의 계단’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베슬은 21살 남성의 자살 사고가 발생해 공개 1년 여만에 문을 닫았다. 2019년 3월 베슬이 문을 연 이래 최근 1년 간 세 번의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베슬은 계단 2500개와 전망 공간 80개로 이뤄진 벌집모양의 건축이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건축가인 토머스 헤더윅과 헤더윅 스튜디오의 작품으로 공개 당시 화제가 됐다. ‘인공산’ 혹은 ‘뉴욕판 에펠탑’으로도 불릴 정도로 뉴욕 시가지와 허드슨강을 다양한 각도로 굽어볼 수 있어 코로나19 이전까지 관광객 줄이 늘어섰다.
문제는 16층 높이(46m)인 이 건축물에서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땅으로 몸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다. 펜스가 설치되어 있지만, 성인의 가슴 높이 정도다. 지난해 12월에는 24살 브루클린 여성이, 지난해 2월에는 뉴저지 출신 19살 남성이 같은 이유로 사망했다. 최근 사고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는 “목격한 날 밤 잠을 잘 수 없었다”고 NYT에 털어 놓았다.
베슬은 공개 직후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지역 커뮤니티는 지난해 첫 번째 사고 발생 후 펜스를 높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건축물의 조형성을 해친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이번에도 같은 조치가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커뮤니티 관계자는 NYT에 “예술적인 경관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세 번째 사고까지 발생한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드슨야드의 개발사 릴레이티트의 대변인은 “베슬을 당분간 폐쇄할 예정이며 정신과 전문의를 포함한 자살 방지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완공된 허드슨야드는 맨해튼 미드타운 서쪽 허드슨 강변의 낡은 철도역, 주차장, 공터 부지를 재개발한 복합 단지다. 베슬과 30 허드슨 야드가 이 단지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250억 달러(약 27조 원)가 투입된 이 사업은 미국의 최대 민간부동산 개발업체인 릴레이티드가 뉴욕시와 계약해 추진했으며, CNN 로레알 SAP 등 다수 기업이 입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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