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된 한국 선박의 석방을 위해 현지에서 이란 정부 관계자들과 교섭해 온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외교부는 13일 “최 차관은 이란 지도층 인사들과의 면담에서 이란 측이 4일부터 우리 선원과 선박을 억류하고 있는 데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조속한 억류 해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특히 외교부에 따르면 최 차관은 “한국 선박을 억류한 지 일주일 이상 지난 시점에서도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납득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라”고 이란 정부에 요구했다.
최 차관이 언급한 ‘증거’는 나포된 한국 선박 ‘한국케미’호의 해양 오염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이란 정부는 이 배가 이란 해역을 기름으로 오염시켰기 때문에 나포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란은 선박 억류 문제는 사법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사법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한국 선박을 풀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한국에 동결돼 있는 70억 달러(약 7조6900억 원)의 원유 수출대금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것이다. 최 차관이 12일 만난 모지타바 졸누리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은 “미국의 비인도적인 대이란 제재 때문에 한국과 이란 양국 관계가 영향을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동결 자금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12일까지 이란에 머문 최 차관은 카타르를 거쳐 14일 귀국한다. 정부는 이란과의 연락채널을 통해 나포된 선박의 석방 문제를 계속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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