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아시아 정책을 총괄하는 ‘아시아 차르’에 베테랑 외교관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64·사진)가 내정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09∼2013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를 지내며 북핵 문제 등을 다룬 한반도 전문가다. 2014년 한미 동맹에 기여한 공로로 수교훈장 ‘광화장’을 받았다.
FT는 “바이든 당선인이 조만간 캠벨 전 차관보의 인선을 직접 발표할 것”이라며 아시아 전문가가 여러 미 정부기관의 대중국 정책을 잘 통합해 주기를 바라는 당선인의 뜻이 담겼다고 평가했다. 아시아 차르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참석해 아시아 업무를 총괄하며 휘하에 중국, 인도, 한국·일본·호주 등 3개 그룹을 각각 관리하는 국장 3명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행정부에 없던 직책인 ‘아시아 차르’를 신설한 것은 바이든 당선인이 그만큼 아시아 정책을 중시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차르’는 러시아 황제를 뜻하는 말로 신설 백악관 조정관의 공식 명칭이다.
그의 최우선 과제는 중국 견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중국 강경파인 그는 최근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을 통해 “중국의 도전에 대처하려면 동맹 및 파트너들과 연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년 전에도 같은 매체에 중국과 수교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시절 이후 추진된 중국과의 친선 정책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기고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미 외교정책의 무게 중심을 중동에서 아시아로 옮긴 오바마 행정부의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 정책의 설계자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한 세미나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조기에 대북 정책을 결정해 북한을 향한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고 했다. 2013년 일본이 군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는 ‘고노 담화’를 수정하려 하자 우려를 표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국제관계학 박사 출신으로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를 지냈다. 2007년 외교안보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도 공동 설립했다. 1998년 결혼한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59)와 세 자녀를 두고 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바이든 행정부의 첫 재무장관 물망에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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