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을 규명할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중국 우한에 도착했다. 2019년 12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세계 최초로 집단 발병한지 1년여 만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4일 “WHO 국제전문가팀이 이날 후베이성 우한에 도착해 중국 과학자들과 함께 공동 연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WHO 조사팀은 코로나19 발생지인 화난수산시장으로 바로 가지 않고 일정기간 격리하면서 일단 중국 전문가들과 화상회의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WHO 조사팀은 지난 5일 중국에 도착해 현지에서 수집한 바이러스 샘플과 감염자 인터뷰 등을 토대로 코로나19의 기원을 추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비자 문제 등을 문제 삼으면서 이들의 중국 입국이 늦어졌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방문 날짜에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중국 국가보건위원회 쩡이신 부국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WHO는 4차례 화상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조사 방식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중국 전문가들이 WHO 관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WHO 전문가들이 절차를 마치고 일정을 확정하면 중국 전문가들은 우한에 가서 조사를 벌일 것”이라며 “WHO 조사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긍정적이고 개방적이며 지지하는 입장이다. 이러한 공동 노력이 바이러스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고 미래의 감염병을 더 잘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중국 우한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원지라는 점을 들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바이러스가 수입 냉동식품 등을 통해 유럽에서 유입됐다며 우한은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된 곳일 뿐, 기원한 곳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은 “이번 조사팀은 우한이 발표했던 최초의 코로나19 사례의 감염 경로를 심층 연구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연관된 다양한 동물들도 조사하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리스 대변인은 “이번 조사팀이 코로나19 기원 문제에 대해 확실한 답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중대한 감염병에 대한 연구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사팀은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공동의 연구 가설과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번 방문은 과학 분야의 업무로 정치와 무관하며 연관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WHO는 앞서 지난 2월과 7월 두 차례 중국 현지 조사를 진행했지만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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