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바이러스, 자연과 인간 세계 불균형 때문"
中외교 "기원 조사, 추측 아닌 과학적 문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천산갑과 박쥐 식용 문화에서 시작됐다”고 지적하자 중국은 “근거 없는 추측”이라며 강력한 비판 성명을 내놨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지난 11일 자연보호를 위한 세계 정상 회의인 ‘원 플래닛 서밋’ 화상 회의에서 “코로나19의 확산 역시 자연과 인간 세계의 관계 불균형이 초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고대 그리스 서사시 ‘일리아드’를 인용하며 당시 그리스인들도 인수공통 감염병으로 고통 받았다고 언급했다.
존슨 총리는 이어 “(코로나19는) 박쥐나 천산갑을 먹는 문화에서 시작했는데, 이는 천산갑의 비늘을 먹으면 정력이 강해진다는 정신 나간 믿음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코로나19의 기원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천산갑이 코로나19를 인간에 옮긴 중간 숙주라는 가설은 작년부터 계속되고 있다. 천산갑에서 코로나19와의 유전자 배열이 매우 흡사한 바이러스가 확인되며 이같은 주장의 신빙성은 높아지고 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그의 발언은 천산갑의 최대 수요국가인 중국을 코로나19의 기원으로 지적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베이징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바이러스의) 기원 조사는 과학적인 문제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며 즉각 반박했다.
그는 “근거 없는 추측이나 과장된 논쟁을 할 여지가 없는 문제”라며 “(존슨 총리의 발언은) 단지 국제적인 협력을 방해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조사팀은 14일 후베이성 우한에 도착했다. 중국의 허가가 늦어지며 당초 입국 예정일보다 9일이나 늦어졌다.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은 “조사팀은 우한이 발표한 최초의 코로나19 사례의 감염 경로를 심층 연구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연관된 다양한 동물들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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