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가 필리핀 정치 모임에?…팬들 뿔났다 “반드시 낙선시킬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4일 18시 11분


알랜 피터 카예타노 전 필리핀 하원의장
알랜 피터 카예타노 전 필리핀 하원의장
필리핀의 한 정치인이 정치모임을 만들면서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이름을 차용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BTS의 글로벌 팬들은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며 “기억해뒀다가 반드시 다음 선거에서 낙선시켜주겠다”며 벼르고 나섰다.

13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알란 피터 카예타노(Alan Peter Cayetano) 전 필리핀 하원의장은 ‘의회 내 BTS’라는 정치인 모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모임에 참여하는 의원 수는 카예타노 전 의장을 포함해 모두 7명으로 BTS 멤버 숫자와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현지 언론은 “하원에서의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배경을 전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필리핀을 비롯한 전 세계의 BTS 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그렇다면 알란은 ‘부패는 계속 된다(Corruption Goes On)’ 같은 노래를 곧 출시하는 것이냐”고 조롱했다. BTS의 노래 ‘Life Goes On(삶은 계속 된다)’이란 제목에 빗댄 것이다. 다른 팬들도 “우리 아미(ARMY·BTS의 공식팬클럽 이름)는 이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일부 BTS 팬들은 “2022년 총선에서 이들에게 낙선 투표를 하도록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TS 팬들은 카예타노 전 의장을 비판하는 트윗에 ‘카예타노는 BTS 이용을 중단하라(#CayetanoStopUsingBTS)’는 해시태그를 넣기도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카예타노 전 의장은 “BTS는 ‘의회에 다시 봉사한다(Back To Service)’라는 뜻일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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