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1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하면서 키는 공화당 내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사진)에게 넘어갔다. 탄핵안이 상원에서도 통과하려면 3분의 2(67표)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그러려면 50석인 민주당은 공화당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전 탄핵엔 소극적이지만 퇴임 후 탄핵에 찬성할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공화당 의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언론에서 추측성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데 나는 아직 어떻게 투표할지 마지막 결정을 하지 않았다”며 “상원에 탄핵소추안이 오면 법적 쟁점을 들어볼 생각”이라고 했다. 13일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한 백악관 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매코널이 (상원 탄핵안 유죄 판결에 필요한) 공화당 17표를 모으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코널 원내대표의 이 같은 태도는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엄호해왔던 공화당 지도부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본래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저승사자(Grim Reaper)’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강성 공화당 이미지를 쌓아 왔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처리한 법안을 매코널 원내대표가 상원에서 번번이 뒤집어놓는다는 뜻으로 본인도 이 별명을 마음에 들어 했다.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탄핵안이 상원에 올라왔을 때도 당내 이탈표를 철저히 단속하며 상원 통과를 결사적으로 막은 전력이 있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 이후 매코널 원내대표는 선거 불복에 매달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선을 그으며 지금은 정치적으로 사실상 결별한 상태다. 대선 직후 선거 불복에 대한 언급을 피해 왔던 매코널 대표는 지난해 12월 14일 선거인단 투표까지 마무리되자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는 이달 6일 의회 난입 사태가 벌어진 직후에도 “우리는 무법에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했던 대선 결과 인증에 동참했다. 액시오스는 “매코널 대표가 탄핵에 찬성할 가능성이 50%보다 높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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