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신임 주일한국대사가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당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의 해산과 관련해 “(현재 보관 중인) 일본 정부의 위안부 재단 기금을 합쳐 한일 양국이 새로운 기금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인사로부터 일본 기금 10억 엔(약 106억 원)의 활용 방안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오후 2시경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강 대사는 “2015년 한일 양국 간 맺어진 위안부 합의는 한국 정부가 파기한 적이 없고 유효하다”고 한 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이 2019년 해산된 것과 관련, “재단 이사장들이 스스로 사임해버려 자동으로 재단이 없어졌을 뿐 한국 정부가 압력을 넣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단 설립 당시 일본 정부가 낸 10억엔(약 106억원) 중 남아 있는 6억엔과 관련해 “그 돈을 합쳐 양국 정부가 진지하게 한 공동체가 돼 기금을 만드는 일에 대해 얘기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내려진 위안부 피해 배상 판결 및 징용공 문제 등으로 인한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해서는 “토론할 것은 토론하고, 협상할 것은 협상하고,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는 등 사안별로 해결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또 “내가 대사로 임명된 것은 한일 관계 증진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라고 평했다.
이날 강 대사는 나루히토(德仁) 일왕에 대해 ‘천황폐하’라고 표현했다. 그는 정치인 시절 ‘일왕으로 부르자’고 해서 일본의 반발을 산 적이 있어 이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천황’ 또는 ‘천황폐하’는 한국 대통령이 공식 외교 상황에서 사용해 오는 공식 표현이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남관표 전 주일대사의 이임 인사를 받지 않은 가운데 강 대사의 부임 인사도 거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혀 있지는 않지만, 2주 격리 후 대사관 측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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