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이 26일 고위급 교류 활성화를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대중 압박 전선에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서방 국가들은 이를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진단했다.
매체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0여분 간 전화통화를 갖고 시 주석 방한 일정을 재조정하고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를 통해 향후 30년의 발전 청사진을 함께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화 통화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기 위해 ‘민주주의 국가 연합’ 전선을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강조하며, 외교안보 전문가의 발언을 소개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중국의 제스처에 대해 “매력 공세(Charm offensive)”의 일환이라고 평가하며 “중국은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 동맹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해에 바이든 대통령은 글로벌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를 구상을 밝혔다. 이를 통해 전 세계 민주주의 체제를 강화해 공통의 어젠다(의제)를 구축하고, 이로부터 퇴보하는 권위주의와 싸우겠다는 복안이다. 한마디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미다.
SCMP는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인 영국은 ‘주요 10개국’으로 알려진 10개 민주주의 국가 연합(G7과 한국, 인도, 호주)을 구축하려고 한다면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영국이 오는 6월 개최하는 차기 G7 회의에 10개국 모두를 초청했다고 전했다.
SCMP는 또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대중 동맹 구축에서 무척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로이드 오스틴 신임 미 국방장관이 한일 국방장관과의 개별 통화에서 미중 간 치열한 경쟁 관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일이 미국과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서욱 장관과의 통화에서 “동맹 관계를 더욱 굳건히 발전시키는데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면서, 양측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 유지의 중요성을 확인했고, 공동 위협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미 국방부를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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