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새해 한달만에 5兆 담았다…‘부동 1위 테슬라 1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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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31일 07시 52분


(자료사진)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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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서학개미들이 ‘열일’ 하고 있다. 동학개미가 올해들어 국내 주식시장에 20조원 넘는 돈을 쏟아부은 가운데 서학개미도 5조가 넘는 해외 주식을 사들이며 지난해 열기를 이어갔다. 동학개미가 삼성전자를 사모으듯 서학개미는 주로 테슬라를 담았는데, 테슬라의 보관금액은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1월(1~28일)에 47억2861만 달러(5조2950억원) 규모의 해외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억4197만 달러(9396억원)의 5배를 넘어서는 수준이자 올해 들어 코스닥에서의 개인 순매수 규모(3조3039억원)도 크게 뛰어넘는다. 해외 주식 순매수 통계 수치는 국내 증권사 창구를 통해 거래가 이뤄진 외화증권 규모로 대부분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로 추정된다.

순매수 금액을 보면 미국이 41억612만 달러(4조5980억원)를 기록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순매수 금액 전체 중 86%다. 이어 중국이 3억325만 달러(3395억원), 홍콩이 2억7452만 달러(3074억원)로 뒤를 이었다.

서학개미의 ‘원픽’은 부동의 테슬라다. 서학개미는 테슬라 외에도 전기차와 반도체 등에 뜨거운 러브콜을 보냈는데, 전기차 시장 확대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최근 지난해 4분기 견조한 실적 발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사들인 테슬라 주식은 9억2948만 달러(1조408억원)로 1조원을 넘어선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해에도 테슬라 주식 127억2484만 달러(약 14조2492억원)를 사들이며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렸는데, 새해 들어 한달 만에 1조가 넘는 테슬라 주식을 사모으는 등 뜨거운 열기에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유 잔액은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28일 기준 테슬라 주식 보유 잔액은 106억9743만 달러(11조9372억원)로, 지난 2019년 말 1억4477만 달러(1615억원)에서 약 1년 만에 73배 넘게 폭증했다.

테슬라가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한 것도 투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테슬라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지난해 7억2100만 달러(7967억원)의 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8억6200만 달러) 손실에서 첫 흑자 전환한 것으로, 6분기 연속 순이익 흑자 기록이자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 달성이다.

순매수 2위 종목은 애플이다. 순매수 금액은 5억2085만 달러(5832억원)다. 지난달에도 애플은 순매수 2위 종목(1억6586만 달러)이었으나 그 규모가 약 3배 이상 늘었다. 최근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를 출시한다는 소식과 지난해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 등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11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3위는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TMSC로, 순매수 규모는 2억2506만 달러(2520억원)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서학개미들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TMS 주가는 올해에만 20% 이상 급등하며 시가총액 기준으로 글로벌 10위에 진입하기도 했다.

중국 최대 검색 업체 바이두는 4위를 차지했다. 이달 들어 바이두의 순매수 규모는 2억55만 달러(2245억원)로 지난달(3738만 달러)과 비교해 5배 이상 늘었다. 바이두는 최근 중국의 지리자동차와 협작해 ‘바이두 자동차’를 설립하고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을 공식화한 바 있다.

서학개미는 최근 주가가 폭등한 미국 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탑도에도 몰렸다. 서학개미들은 이번주에만 1억3057만 달러(1462억원) 가량을 사고 팔았는데, 25~28일 동안 사고 판 게임스탑 매수 규모는 6662만 달러(746억원)다. 매도 규모는 6394만 달러(716억원)다. 이 기간 동안 매수와 매도 금액을 합친 규모는 서학개미 거래 종목 중 상위 7위로, TSMC(1억3290억 달러)를 바짝 뒤쫓는 수준이다.

게임스탑은 올해 들어 680% 넘게 폭등했다. 개미투자자들이 온라인 채팅방에서 서로 힘을 실어 주며 공매도 세력을 상대로 성공적인 싸움을 벌이며 주가를 계속 끌어올렸다.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에서 서학개미도 힘을 보탠 셈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인한 경제 재개 등 매크로 요소에 이목이 집중된 만큼 개별 기업 이슈보다 매크로 환경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역사적으로 가장 큰 구간일 것”이라며 “실적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현재는 코로나19 백신 보급 스케줄과 변종 바이러스 적용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에 이 부분이 해결된 후 실적은 설명력이 높은 팩터로 다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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