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해 18세 이상 사용이라는 조건을 달아 승인했지만 이 백신의 고령자 접종 효과를 두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EU 회원국 중 발언권이 센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자 접종 효과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세 나라는 27개 EU 회원국 중 인구 순위가 각각 1~3위다. 세 나라 인구를 더하면 약 2억1050만 명으로 EU 전체 인구 4억4770만 명의 47%에 이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5세 이상에겐 효과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자 접종 효과에 강한 의문을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유럽의약품청(EMA)이 EU 집행위원회에 사용승인을 권고하기 몇 시간 전에 나왔다. 전날엔 독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 산하 예방접종위원회도 백신 접종 가이드라인 초안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8~64세에만 접종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EU의 사용승인이 나왔는데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자 접종 자제를 권고한 경우다. 30일 이탈리아의약청(AIFA)은 이 백신을 18세 이상 성인에 대해 사용하는 것을 승인하면서도 54세 이하 성인에 우선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면서 55세 이상의 경우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우선적으로 맞힐 것을 권했다.
이처럼 EU 주요국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자 접종 효과에 대해 계속 의문을 품는 데는 유럽의약품청(EMA)의 불분명한 설명도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MA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승인이 난 지난달 29일 “백신이 55세 이상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충분한 데이터가 아직 없다”며 “그러나 해당 연령대 면역 반응, 다른 백신들의 임상 데이터를 고려할 때 고령자에게 접종해도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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