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을 탈퇴한 영국이 아시아태평양으로 눈을 돌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할 뜻을 밝혔다. CPTPP는 일본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 11개 국가가 참여한 무역협정으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한다. 한국 역시 CPTPP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달 30일 “EU를 떠난 지금 영국인에게 거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새로운 파트너십을 체결할 것”이라며 2월 1일 신청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CPTPP 참가로 영국이 다시 세계 자유무역의 선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CPTPP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 시절인 2015년 미국과 일본이 주도해 타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근간으로 한다. 2017년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가 탈퇴하자 이름을 CPTPP로 바꿨다. 영국이 CPTPP에 가입하면 유럽의 첫 회원국이 된다. 세계 GDP 비중 또한 16%로 높아진다. 다만 11개 회원국 모두가 찬성해야 하므로 실제 가입에는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영국의 ‘탈유럽’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더타임스는 지난해 12월 인도를 방문한 도미닉 라브 외교장관이 “미국 인도 일본 호주 4개국의 안보협의체 ‘쿼드’ 가입 논의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영국 보수파들은 과거 150년간 홍콩을 식민통치했던 영국이 중국의 홍콩 탄압을 좌시하지 말고 반중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수성향 싱크탱크 ‘폴리시익스체인지’는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이미 쿼드 참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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