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샤오민 前화룽자산운용 회장
집 금고에 현금 3t 등 보관해와
법원 “건국후 최다 뇌물 받은 사람”
시진핑 ‘반부패 정책 본보기’ 해석도
3000억 원이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국의 금융인이 1심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지 한 달이 채 안 돼 형이 집행됐다. 재판을 받을 당시 이 금융인은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가장 많은 액수의 뇌물을 받은 사람으로 알려졌었다.
신화왕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라이샤오민(賴小民·59) 전 화룽(華融)자산운용 회장에 대한 사형이 지난달 29일 집행했다. 같은 달 5일 1심 법원에서 사형이 선고된 지 24일 만이다. 라이 전 회장은 2008년부터 약 10년에 걸쳐 18억 위안(약 3118억 원)의 뇌물을 수수하고 여러 여성과 동시에 결혼생활을 유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법원은 라이 전 회장에 대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가장 많은 뇌물을 받은 사람”이라고 질타했다. 라이 전 회장은 항소했지만 같은 달 21일 열린 2심에서도 사형이 선고됐다. 중국은 2심제다.
신화왕 등에 따르면 2018년 4월부터 라이 전 회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당국은 그의 집에서 여러 개의 금고를 발견했다. 금고에 들어있던 현금만 2억7000만 위안에 달했는데 지폐 무게만 3t에 이르렀다고 한다. 라이 전 회장은 현금 외에도 부동산, 고급 외제차와 시계, 금, 미술품 등도 뇌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가진 아파트만 100채가 넘는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011년 저장성 항저우시 전 시장, 장쑤성 쑤저우시 전 시장 등이 부패 혐의로 사형이 집행된 후 10년간 유죄 판결을 받은 비리 관료에 대한 사형 집행은 없었다. 이를 감안할 때 라이 전 회장에 대한 빠른 사형 집행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11억7000만 위안의 뇌물수수 혐의로 2018년 3월 사형 선고를 받은 장중성(張中生) 전 산시성 뤼량시 부시장에 대한 형 집행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2012년 말 집권 후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실시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수뇌부가 라이 전 회장을 일종의 ‘본보기’로 여겨 사형을 집행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