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냈지만 이는 전기차를 팔아서가 아니라 규제 크레딧을 팔아서라고 CNN이 3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규제 크레딧은 배기가스 배출이 적은 기업이 정부가 정한 배기가스 배출량을 넘어선 기업에 자사 여유분을 판매해 얻은 얻은 수익을 말한다. 미국의 11개 주에서 자동차 회사들은 2025년까지 일정 비율의 탄소 무배출 차량을 팔아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전기 자동차를 독점 판매하는 테슬라 같은 다른 자동차 회사로부터 규제 크레딧을 구입해야 한다.
테슬라는 이 정책 덕에 지난 5년 동안 33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2020년에만도 그 절반인 16억 달러를 벌었다. 이는 지난해의 테슬라의 순익인 7억2100만 달러(약 8000억원)를 크게 웃돌았는데, 이 규제 크레딧 수입이 없었다면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테슬라는 2020년에 743%나 주가가 폭등해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미국 기업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7000만대 이상 자동차가 팔리는 동안 테슬라는 불과 50만대의 자동차밖에 팔지 못했다.
문제는 크레딧 판매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다른 기업들도 전기차 생산에 달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테슬라 주가 하락론자인 GLJ리서치의 고든 존슨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차를 팔아서는 손해를 보고 있다. 크레딧을 팔아 돈을 버는데, 이 크레딧이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테슬라 성장론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테슬라만의 빠른 성장세를 믿는 이들은 다른 자동차회사들이 전기차로 돈을 벌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지난 주 테슬라는 향후 몇 년 동안 연간 50%의 매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자동차의 미래라는 것은 대부분 동의하지만 테슬라가 치열한 경쟁에서도 자사 전기차의 독보적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 논란이 거세다고 말했다. 사실상 모든 자동차 업체가 자체 전기차를 내놓았거나 내놓을 계획이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은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이미 테슬라를 추월했다. 경쟁은 유럽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치열하다. 제너럴모터스(GM)은 지난 주 2035년까지 배기가스 무배출 자동차로 완전히 전환하겠다고 밝혔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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