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이 공화당을 ‘트럼프 숭배집단(cult)’이라 비난하며 줄이어 탈당했다. 지난달 국회의사당 공격 사태 이후 ‘내란 혐의’로 상원 탄핵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이후 공화당의 내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시 행정부에서 최고위층을 지낸 인사를 포함한 최소 12명은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사기 주장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했다며 당을 떠났다고 1일(현시 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사기 주장으로 인해 국회의사당 공격 사태가 일어났다며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제지하길 기대했다고 밝혔다.
공화당을 떠난 부시 행정부 인사들은 공화당이 더 이상 이전의 공화당이 아니라며 비판했다. 지미 구룰 전 재무부 테러리즘·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내가 알던 공화당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그들을 ‘트럼프 숭배집단’이라 부른다”고 맹폭했다. 이들은 당적 정리를 통해 탈당하고 일부는 당적 소멸을 방치하거나 무소속으로 재등록했다.
이전 행정부 인사들의 탈당 러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토퍼 퍼셀은 “60~70명의 부시 행정부 관리들이 당을 떠나기로 결정하거나 관계를 끊고 있다. 매일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자리오 마린 전 재무장관은 “상원이 트럼프 탄핵을 찬성하고 그들 자신을 ‘트럼프 암’으로부터 떨어뜨리지 않는다면 우리 중 많은 수는 공화당에게 다시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집권 당시 행정부에서 근무하던 이들의 연이은 탈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유산에 대한 공화당 내 갈등과 분열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는 온건파와 열혈 트럼프 지지자 사이에 갇혀 있다”고 평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