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018년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것과 동일한 내용의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를 존 볼턴 당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에게도 전달했다고 한 것과 관련해 볼턴 전 보좌관은 코멘트 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2일(현지 시간) 밝혔다.
볼턴 전 보좌관 측은 USB를 전달받은 것이 사실인지와 해당 USB에 담긴 내용을 잘 알고 있는지를 묻는 본보의 이메일 질의에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will not be commenting on this)”이라고 답변했다. 질문을 전달받은 볼턴이 측근을 통해 밝힌 입장이다. 볼턴 전 보좌관이 자신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을 통해 북-미 협상은 물론 남북미 협상의 뒷이야기 등 민감한 외교적 사안을 상당 부분 공개했던 것과는 다소 다른 반응이다. 자신의 이름까지 직접 거론된 사안인데도 코멘트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워싱턴 정가에선 한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불편한 시각이 이번 사안으로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어떤 내용이든 간에 USB를 통해 북한에 전달됐다는 것에 대해서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외교적으로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USB는 우방들끼리도 그리 반기는 방법이 아니다”면서 “악성 소프트웨어(Malware) 등의 위험도 늘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른 미 행정부 관계자는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국가 간엔 서로 문건 형태로 통상 전달되지 USB가 전달된다는 얘기는 잘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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