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음성 전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럽하우스가 중국까지 파고들고 있다. 중국 사용자들은 이 공간에서 민감한 이슈인 홍콩, 신장 위구르, 대만 문제 등을 논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끈다. 애플의 아이폰 운영체제(iOS), 그리고 초대를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고 텍스트나 영상이 아니라 음성으로만 대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정부의 검열이나 통제가 아직까지는 어렵다. 물론 통제는 시간 문제일 수 있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의 쇼핑몰 타오바오에선 최근 ‘클럽하우스 초대장’ 검색량, 매매량이 크게 늘었다. 타오바오에 입점한 온라인 상점 가운데 200개 이상이 클럽하우스 초대장을 팔고 있는데, 초대장 가격은 50달러, 많게는 100달러선에 육박한다.
중국 애플 앱 스토어에선 클럽하우스를 다운로드할 수 없다. 하지만 해외의 애플 아이디(ID)를 사용하면 되고 필요한 경우 초청 코드를 구입, 다운로드해 사용하고 있다. 현재 해외 인터넷 우회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 없이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클럽하우스가 중국에서 인기인 이유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가장 활발했던 중국어 클럽하우스 채팅방 중 한 곳에선 중국 본토와 대만 출신이라고 밝힌 700여명이 참가했다. 토론은 양국의 정치 시스템에 대해 진행됐고 많은 본토 참가자들은 중국의 일당 독재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OrwellianNonsense’란 아이디를 쓰는 한 사용자는 클럽하우스 이용기를 웨이보를 통해 공유했다. 그는 웨이보에선 대만과 중국 문제를 논의할 때 각각 어느 한 쪽에 치우진 의견들이 오가거나 상호 비방이 주를 이루는 것에 비해 클럽하우스에선 양국 관계에 대해 공개적이고 평화로은 논의를 하는 채팅방을 찾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홍콩중문대학교(CUHK) 커뮤니케이션학부 커청 팡 교수는 “사람들은 미국이 집단학살(genocide)이라 부르고 있는 신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그리고 홍콩 반정부 움직임 등에 대해 알고자 한다”며 “(정부 통제 때문에) 사람들은 의지할 곳이 없고 그래서 클럽하우스가 이들에게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의 SNS 위챗이나 웨이보는 정부 당국에 의해 ‘불법 콘텐츠’와 관련한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으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은 중국에선 차단되고 있다.
예일대 로스쿨의 장 타이수 교수는 웨이보를 통해 “중국 본토에서 클럽하우스에 여전히 접근이 가능하다는 건 기적같은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클럽하우스를 통한 활발한 사회문제 토론이 꺾이는 건 시간문제라 보는 시각이 많다.
디지털 에이전시 퀴민의 창업자 아놀드 마는 “클럽하우스는 결국 중국에서 금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클럽하우스는 조만간 금지될 것이며 중국에서 이를 모방한 카피캣들도 곧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PR업체 루더 핀의 매니징 디렉터이자 중국 인터넷 전문가인 가오 밍 역시 “중국 정부는 분명히 클럽하우스를 자국 규제를 따르도록 하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리콘밸리의 거물 투자자 안드레센 호로위츠가 이끄는 a16z가 투자한 클럽하우스는 폴 데이비슨, 로언 세스 두 사람이 만든 업체. 호로위츠가 투자하면서 약 10억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아직은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이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유명인들이 적극적으로 사용에 나서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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