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총괄하고 있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58)이 뛰어난 소통능력을 무기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를 제치고 차기 총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는 고노 장관에 대해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부드럽게 설명하며 영어 토론까지 가능한 노련한 전달자라고 평가했다. 반대로 스가 장관에 대해서는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라 지칭하며 일본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두 사람의 대비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73세의 고령인 스가 총리는 그간 소통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를 극복하고자 2일 도쿄 올림픽 관련 기자회견에서는 원고를 비춰주는 장비인 ‘프롬프터’를 사용했으나 오히려 SNS에서 조롱만 당했다. 일본 누리꾼은 “국민들에게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는다며 프롬프터를 도입했지만 또 그걸 읽고 있을 뿐” “차라리 뒤에서 속삭이는 사람을 두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고노 장관이 코로나19 백신의 잠재적 부작용에 관해 설명한 동영상은 트위터에서 약 4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스가 총리의 회견과 대비됐다. 고노 장관은 실행력을 높이 평가받아 지난달 18일부터 코로나 백신 담당상도 겸하고 있다. 그는 임명된 직후부터 백신 도입 진행 상황 등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며 정보를 공유했다.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 속 넥타이 색과 배경사진의 색이 똑같다고 지적한 누리꾼의 글을 직접 리트윗하며 ‘정말이다’라는 답글을 달아줄 정도로 온라인으로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소통왕’ 고노 장관의 트위터 팔로워는 7일 일본 국회의원 중 최대치였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넘어섰다. 9일 오전 10시 기준 고노 장관의 팔로워는 226만7000며 명이며 아베 전 총리는 225만9000여 명이다. 스가 총리는 두 사람의 5분의 1 수준인 39만8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했다. 고노 장관의 팔로워는 5개월 만에 50만 명이 급증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고노 장관은 차기 총리 적합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가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에 고노 장관이 25%를 기록해 스가 총리(6%)를 압도했다. 조사는 지난달 29~31일 전국 유권자 10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블룸버그는 “고노 총리는 자민당에 국제적인 이미지를 부여하는 보기 드문 일본 총리가 될 수 있다”며 “자민당의 파벌 정치 하에서 고노 총리가 영향력 있는 파벌 중 하나인 아소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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