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첫 통화서 강렬한 ‘기싸움’…험난한 미중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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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11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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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메이친 성 김 (샤오메이친 트위터 갈무리) © 뉴스1
샤오메이친 성 김 (샤오메이친 트위터 갈무리) ©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이후 첫 통화에서부터 강렬한 ‘기싸움’을 벌였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취임 후 첫 통화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팽창주의를 경고했고, 이에 시 주석은 미국과 중국의 대치는 양국 모두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맞섰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강압적이고 불공정한 관행, 홍콩에서의 인권 탄압, 신장에서의 위구르 민족에 대한 인권 유린, 대만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점점 더 강경해지고 있는 군사행동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국영 CCTV는 양국 정상의 전화 통화 내용을 전하며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홍콩, 신장, 대만 등 중국의 주권과 영토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하기를 바란다고 받아쳤다고 전했다.

◇ 바이든, 대중국 강경책 시사 =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전화 통화에 대해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날 두 정상이 서로를 길들이기 위한 한바탕의 기싸움을 벌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 내 중국 전문가들은 오바마 정부 때의 인물들이 대부분이어서 대중국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일단 기조는 강경한 방향으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대중국 강경 기조를 선택한 이유는 미국 내 반중국 여론과 기존의 대중국 정책이 잘못됐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재 집권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이 모두 중국에 강경한 입장이고, 미국민 중 77%가 중국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50년 중국통인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력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이러한 점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중국은 트럼프 정권이 막을 내림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와는 협력도 가능하다고 보고 그런 방향을 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물밑 접촉도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 같은 중국의 기대감을 쉽게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의 민주당이 지향했던 대중국 정책에 대한 비판도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국제무대로 끌어들여 자유 시장 경제에 편입시키고 민주주의 의식을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해 정치 체제 변화를 유도한 대중국 전략이 지나치게 유화적이었다는 점을 인식한 것이다.

중국은 국제무대에서도 여전히 규범을 무시하며 경제적 덩치를 키웠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오는 2027~2028년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군사적 팽창까지 도모하며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김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비판하고 대중국 강경책을 펼쳤으나 그 방법은 조악하고 거칠었으며 미국에도 피해를 입히는 등 현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달리 미국의 동맹국들과 협력 통한 보다 전략적이고 세련된 방식으로 중국을 견제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 대중국 무역 압박 당분간 지속 =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압박은 계속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지만, 보다 다자적인 접근도 공언했다.

익명의 한 고위 관리는 이날 통화에 앞서 가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실용적이고, 냉철하며, 맑은 시각을 가질 것”이라면서도 “중국에 개방적인 소통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국들과의 협의 후 미국이 중국의 ‘공격적 활동과 인권 유린’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강력한 입장에 서야 한다는 믿음을 갖게 된 시점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이 동맹국들과 협력해 중국에 대한 특정한 안보상 민감한 기술의 수출을 규제하는 ‘새로운 표적 제한’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표적 제한 중 하나는 중국의 군사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고도로 민감한 기술을 공급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동맹국들과의 ‘강력한 협의와 검토’ 전에는 대중국 무역 관세를 해제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만과의 첫 공식 고위급 회담 = 이날 미국과 대만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워싱턴에서 공식 고위급 회담도 가졌다.

대만의 실질적인 주미 대사 역할을 하는 샤오메이친 대만 주미 대표는 성 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직무대행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이날 김 대행 및 그의 능력 있는 팀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며 “우리가 이 자리에서 상호 관심사를 많이 다룬 것은 미국과 대만 간 강력한 파트너십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샤오 대표는 “미국은 민주주의의 선두주자이며 중요한 경제·안보 파트너인 대만과의 관계를 심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때 공식 초청을 받고 참석했다. 이는 중국의 경제 속에서 미국과 대만 간 향후 강력한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청신호로 간주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최근 대만 인근에서 군사활동을 강화한 뒤 대만과의 관계가 “굳건하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중국은 정기적으로 대만을 미국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고 밝히며 미국에 불편한 감정을 내비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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