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후 처음 ‘진도 6强’
최소 153명 부상-95만 가구 정전… 지진해일 없었지만 여진 이어질듯
일부 원전, 사용후연료 수조 넘쳐 “건물 밖 유출 안돼… 이상 없다”
동일본 대지진 10주년을 한 달가량 앞둔 13일 밤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강력한 지진이 일어났다. 후쿠시마현, 미야기현 등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진도(震度) 6강’이 관측됐다. 14일 오후 10시 현재 최소 153명이 부상(중상 11명)을 당하고, 95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일본 기상청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으로 분석된다. 일주일 정도 여진이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 14일 오후 4시 반경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5.2의 여진이 발생해 후쿠시마현 일부 지역에서 진도 4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기상청은 지진해일(쓰나미) 피해 우려가 없다고 했지만 동일본 대지진 당시 쓰나미를 떠올린 주민들은 차를 타고 고지대로 피신하기도 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3일 오후 11시 8분경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7.3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최대 진도는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 일부 지역에서 6강에 달했다. 진도 6강은 전체 10단계 중 두 번째로 강한 것으로 사람이 제대로 서 있을 수 없는 수준이다. 후쿠시마현에서 200km 이상 떨어진 도쿄에서도 진도 4가 관측돼 약 1분간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 리히터 규모는 지진 발생 지점에서 순간적으로 방출되는 에너지를 측정한 절대치이고, 진도는 지진 발생 지점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른 상대적인 수치다.
NHK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최소 153명이 다쳤다. 후쿠시마현 니혼마쓰시 교외에서는 토사가 무너져 내려 자동차 경주용 도로를 덮쳤다. 후쿠시마와 미야기에서는 주택 184채가 파손됐고, 학교나 마을회관 등 22채도 유리가 깨지거나 물이 새는 피해를 입었다. 신칸센과 재래식 철도인 JR노선은 일부 운행을 보류했다.
후쿠시마 인근 약 5000가구에는 물 공급이 끊어졌다. 후쿠시마의 한 주민은 NHK 인터뷰에서 “단수가 된 것은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이다. 10년 전 악몽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를 투입해 단수 가구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가옥 붕괴와 화재 등 주택 피해도 발생해 후쿠시마에서 적어도 240명이 피난소로 대피했다.
일본 기상청은 “15일에는 일본 전역에 강한 비가 예상된다”며 “지진 피해지의 땅이 물러져 추가 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예보했다.
마트와 백화점의 진열 상품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임시 휴업을 하는 곳도 속출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14일 미야기현 미쓰코시 백화점 센다이점은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유통업체 이온도 후쿠시마현 내 일부 마트의 일시 휴업을 결정했다. 맥주 업체인 기린은 고객과 종업원의 안전을 위해 센다이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도호쿠 지역 화력발전소 13기의 가동도 중단됐다.
이번 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 5호기와 6호기의 원자로 건물 상부에 있는 사용후 연료 수조(풀) 4곳에서 물이 넘쳤다. 도쿄전력은 “물이 건물 밖으로 유출되지 않아 외부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과 제2원전 등 동북지역 4개 원전에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주변 방사능 수치에도 변화가 없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1분 뒤인 오후 11시 9분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관저대책실을 설치했다. 외부에 머물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지진 발생 약 20분 뒤 관저로 들어갔다. 스가 총리는 14일 오전 2시경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쓰나미 우려는 없다. 원자력 관련 시설도 모두 이상 보고는 없다”고 말했다.
동일본 대지진은 2011년 3월 11일 리히터 규모 9.0으로 발생했고 쓰나미로 이어져 1만5000여 명의 사망자와 2500여 명의 실종자가 나왔다.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로 방사성물질도 누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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